'火車 게이트' …BMW 화재부터 112억 과징금까지

올여름(7~8월) 하루걸러 한 번꼴로 차량에 화재가 발생했던 BMW가 1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국토교통부는 과징금 부과 외에도 결함은폐·축소, 늑장리콜 등을 이유로 BMW를 검찰에 고발할 계획이라고 24일 밝혔다. 국토부 교통안전공단이 기술분석자료를 요청하고, 결론이 나기까지 반년이 걸렸다.


◇여름, 2~3일에 한 번꼴 화재…김효준 BMW코리아 회장 사과= BMW 차량의 화재발생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은 올 6월부터다. 이전에도 BMW 차량에서 화재가 자주 발생한다는 불만이 있었으나 지난 6월에 공식화됐다. 올 1~5월에만 BMW 차량에서 15건의 화재(국토부 집계 기준)가 발생했다.

소비자 불만이 잇따르자 국토부 교통안전공단은 BMW에 화재 관련 기술분석자료를 요청했다. 본격적으로 화재를 조사하겠다는 신호였다. 이후 BMW는 기술분석자료를 153일 뒤에야 제출하는데, 국토부는 이것도 결함을 은폐하려 했던 정황으로 해석했다.

비슷한 시기 BMW 독일 본사 내부에서도 이상 징후가 발견됐다. BMW 본사에서 EGR(배기가스재순환장치) 쿨러 결함이 화재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전까지 BMW는 화재에 대해 ‘원인불명, 운전자 관리 소홀’ 등의 이유를 댔다. BMW 내부에서는 2015년 10월부터 EGR 쿨러 누수가 문제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후 7월부터 ‘BMW 게이트’가 열렸다. 특히 7~8월 한국이 이상 고온을 겪었고, EGR 결함으로 인한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했다. 7~8월에 국토부가 인지한 것만 23건이 넘는다. 2~3일에 한번꼴로 화재가 발생한 셈이다.


7월 26일 국토부와 BMW는 10만6317대를 ‘EGR 결함’으로 리콜하겠다고 발표했다. 8월 3일에는 김현미 국토부 장관이 직접 나서서 ‘BMW 차량 운행 자제 권고’를 담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사흘 뒤에는 김효준 BMW코리아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회장은 “일련의 화재로 인해 국민과 고객에게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며 머리를 숙였다.

EGR 결함에 대한 세부적인 설명을 내놨으나 결함은폐, 늑장리콜 등의 의혹은 끊이지 않았다. 급기야 BMW 차주들이 BMW를 법원에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하고, 경찰서에 ‘결함 은폐 의혹’ 고소를 진행했다.

김효준 BMW코리아 회장이 8월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BMW 차량 화재 관련 공청회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제공=이동훈 기자

◇'BMW포비아' 첫 운행정지 명령…결국 차량 결함 '은폐' 결론= 8월 14일에는 안전진단을 실시하지 않은 차량에 대해 국토부가 운행정지 명령을 내렸다. 정부가 특정 차량에 운행 정지를 내린 첫 사례였다. 이미 일부 주차장에서는 BMW 차량 출입을 금지시키는 'BMW 포비아' 현상까지 나타났다.

정부의 늦장 대응도 도마에 올랐다. 앞서 환경부에서 EGR 관련 리콜이 3번이나 있었고, 쿨러나 밸브에 결함이 있다는 사실을 알았으나 정부 부처 간 제대로 된 공조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올 4월 BMW가 실시한 환경부 리콜은 현재 진행 중인 국토부 리콜과 그 원인 및 방법이 완전히 동일했다. 8월 28일에는 ‘BMW 차량화재 관련 공청회’까지 열렸다.

BMW 화재조사를 위해 꾸려진 민관합동조사단은 9월 리콜 대상 차량 외에도 비슷한 결함을 발견했고, BMW는 10월 6만5763대를 추가 리콜 조치했다. EGR 결함으로만 총 17만2080대가 리콜됐다. 국내에 등록된 BMW 차량 중 40% 이상이 리콜대상이 됐다.

민관합동조사단은 11월 중간발표에서 EGR 쿨러 누수 현상을 발견했다. 이와 함께 기존 BMW가 발표한 화재발생조건에 없었던 ‘EGR 밸브’가 화재와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일부에서 제기된 ‘EGR 바이패스 오작동’은 문제가 없었다.

결국 국토부는 12월 24일 BMW가 EGR 관련 결함을 은폐·축소했다는 결과를 내놨다. EGR쿨러 균열로 인한 냉각수 누수가 화재 원인이었고, EGR밸브 열림 고착이 관련이 있었다. 결국 EGR 설계 결함이 문제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