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깬 직장인 절반은 30대…'집 구입' 목적

'2017년 하반기 및 연간 퇴직연금통계'/자료=통계청

지난해 노후 대비책인 퇴직연금을 중도 해지한 직장인 중 46.2%는 30대였다. 주로 주택 구매 또는 전세 보증금을 내기 위해 퇴직연금을 깼다.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는 전년보다 70% 가까이 늘었다. 자영업자, 공무원 등이 지난해부터 IRP에 가입할 수 있어서다.


통계청이 28일 발표한 '2017년 하반기 및 연간 퇴직연금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직연금 적립액은 167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5.5%(22조5000억원) 증가했다. 퇴직연금 가입자는 전년보다 4.2%(23만5000명) 늘어난 579만7000명을 기록했다.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인원은 5만1782명으로 전년과 비교해 29.2% 증가했다. 인출금액은 1조7046억원으로 38.4% 뛰었다. 퇴직연금 중도인출은 곧 해지를 의미한다. 퇴직연금은 중도인출 시 나눠 받는 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30대 중도인출 인원은 2만3922명으로 전체의 46.2%를 차지했다. 40대(1만6710명)가 전체의 36.5%로 뒤를 이었다. 퇴직연금 중도인출 인원 10명 중 9명은 30~40대인 셈이다. 30~40대가 중도인출한 금액은 1조1675억원으로 전체의 68.5%였다. 퇴직연금이 쌓인 50대는 중도인출 인원은 적어도 인출액 규모가 컸다.

30~40대는 주택 구입을 위해 중도인출한 직장인이 많았다. 주택 구입 목적으로 퇴직연금을 깬 직장인은 2016년 1만8319명에서 지난해 2만1368명으로 3049명 늘었다.


20대는 전·월세 비용을 보태기 위해 중도인출한 직장인이 다수였다. 지난해 주택 임차 보증금을 내기 위해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한 직장인은 1만1566명으로 전년 대비 4318명 증가했다. 50대 이상은 주로 장기 요양을 위해 퇴직연금을 깼다.

퇴직연금을 도입한 사업장은 35만4000개로 전년보다 5.7% 증가했다. 제도 유형별로는 확정기여형(DC)을 택한 사업장이 전체의 56.8%로 가장 많았다. 확정기여형은 퇴직연금 운용 수익률이 임금 상승률보다 높으면 근로자에게 이득이 되는 제도다.

확정급여형(DB), IRP 특례형이 각각 29.1%, 7.2%로 뒤를 이었다. 확정급여형은 퇴직연금이 퇴직 당시의 평균 임금으로 결정된다. 임금피크제로 인해 확정기여형형보다 선호도가 낮다.

IRP 가입자는 131만4000명으로 전년보다 68.8%(53만5916명) 증가했다. IRP 적립액은 15조2000억원으로 23.5%(2조8856억원) 늘었다. 제도 변경으로 추가된 IRP 가입자, 적립액은 각각 47만1000명, 1조1000억원이다. 지난해 7월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시행령 개정으로 자영업자나 공무원·군인 등 직역연금 가입자도 IRP에 가입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