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개발에 눈돌린다…정책지원·재개발규제 영향

인천숭의1 가로주택정비사업(LH참여형) 조감도/사진=국토교통부

정부의 9·13 등 부동산 규제 강화 대책과 도시재생 활성화에 힘입어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수요가 늘고 있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현재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중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위해 전국 39개 지역에서 조합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2012년 제도 도입 이후 2014년 1개, 2015년 4개, 2016년 11개, 2017년에 32개, 지난해 15개의 조합이 설립된 것과 비교해 추진 중인 곳이 많아진 것이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진행하는 가로주택정비사업도 2017년 10개에서 지난해 25개로 증가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너비 6m 이상 도로에 둘러싸인 블록 단위 소규모 노후 주택을 정비하기 위한 것이다. 다세대 밀집지 1만㎡ 이하 구역 중 노후불량건축물이 3분의 2 이상이고 주택수가 20가구 이상일 때 추진할 수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시행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특례법’으로 도입된 또 다른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자율주택정비사업도 수요가 점점 생겨나고 있다. 국토부가 지난해 4월부터 자율주택정비사업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한 이후 지난해 12월 14일까지 1202건의 상담이 접수됐고 그중 75건이 사업에 들어갔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은 2명 이상의 집주인이 단독 또는 다세대 주택을 자율적으로 개량할 수 있는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이다.

자율주택정비사업을 추진 중인 당산동1가 현장사진/사진=국토교통부

특히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규모 주택정비사업 상담이 늘었다. 안진애 국토부 주거재생과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의 상담 건수가 급증했다”며 “사람들이 제도를 알아가며 사업 건수도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는 재개발·재건축 관련 대출 등 규제가 강화된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진행하는 서용식 수목건축 대표는 “도심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로 대출이 어려워지면서 상대적으로 대출이 쉽고 개발이 쉬운 소규모 개발로 수요가 옮겨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실제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도시재생 뉴딜 사업’ 지원을 위해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의 총 사업비의 70%를 연 1.5%의 저금리로 지원한다.

최근 가로주택정비사업 층수 규제가 완화된 서울에서도 소규모정비사업 수요가 늘고 있다.

서용식 대표는 “지난달 서울시의회에서 기존 가로주택정비사업 층수를 7층으로 제한한 것에서 공공과 민간지원임대주택을 전체 연면적의 20% 이상 포함해 건축할 경우 최고 15층까지 지을 수 있게 완화했다”며 “‘서울특별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조례안’이 통과되고 이 법이 올해부터 시행되는 게 알려지면서 문의가 크게 늘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재개발·재건축 규제 강화와 도시재생 지원 강화로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은 올해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