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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인턴 몸 바쳐 일했는데…"내일부터 나오지마"?

[the L] [박윤정의 참 쉬운 노동법 이야기] 시용(試用) 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와 해고 법리

머니투데이 박윤정 (변호사) 기자 |입력 : 2019.01.05 05:00|조회 : 304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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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다년간의 노동 사건 상담 및 송무 경험을 바탕으로 노동법을 알기 쉽게 풀어드립니다.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삽화=이지혜 디자인기자

주민(가명)씨는 최근 6개월간 인턴으로 일했던 A회사로부터 계약기간 만료 통지를 받았습니다. 주민씨가 인턴으로 근무를 시작할 당시 회사와 체결했던 계약서에 계약기간이 6개월이라고 기재돼 있기는 했지만, 본채용을 기대하며 배치된 부서에서 온갖 잡무에 야근까지 불사했는데 계약만료라는 통보만 달랑 받으니 너무나 허탈했습니다. 주민씨는 회사를 상대로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 주민씨는 어떤 법적 지위에 있나요?
▶ ‘인턴’은 실무상 매우 많이 사용되는 용어지만 노동법에 등장하는 표현은 아닙니다. 일반적으로 ‘인턴’은 교육이나 연수 목적의 훈련생을 의미하므로(이른바 ‘연수형 인턴’) 이런 경우에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되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실제 사례를 보면 기업에서 정식 근로자로서의 적격성을 평가할 목적으로 인턴제도를 활용하는 경우가 매우 많고, 그런 경우 인턴사원을 현업부서에 배치해 일반 사원들과 같은 업무를 하도록 하는 경우가 자주 있습니다(이른바 ‘시용(試用)형 인턴’). 그러므로 주민씨의 법적 지위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용어에 얽매일 것이 아니라 주민씨의 근무 형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만약 주민씨가 실제 회사의 명령에 따라 현업 부서에 배치돼 지시에 따른 업무를 해왔고 그 과정에서 별도로 회사가 제공하는 교육 프로그램이나 과제를 수행한 바도 없으며 이에 대한 평가도 받은 적이 없다면 주민씨는 연수형 인턴이 아닌 시용형 인턴 즉, ‘시용근로자’에 해당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시용기간 중의 근로관계’의 법적 성질에 관해 대법원 판례는 ‘일정기간동안 당해 근로자가 앞으로 담당하게 될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에 관하여 그 인품 및 능력 등을 평가하여 정식사원으로서의 본 채용여부를 결정하는 것이므로 일종의 해약권유보부 근로계약’에 해당한다고 봤습니다(대법원 92다1710 판결).

- 사업주가 시용근로자에 대해 정식채용을 거부할 경우 정당성 판단의 기준은 뭘까요?
▶ 시용 근로관계가 해약권 유보된 근로계약이라 한다면, 사용자로서는 근로자에게 시용기간 만료시 본채용을 거부하는 것이 유보된 해약권의 행사인데 뭐가 문제인가 하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대법원 판례는 이 해약권의 행사가 바로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02다62432 판결 등). 그러므로 사용자로서는 근로기준법 제23조의 ‘정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에만 해고 또는 본채용 거부를 할 수 있는 겁니다.

다만 판례는 해고의 ‘정당한 이유’의 범위에 관해, ‘당해 근로자의 업무능력·자질·인품·성실성 등 업무적격성을 관찰·판단하도록 하는 시용의 취지를 고려해 통상의 해고보다는 넓게 정당성 인정을 해야 한다’고 보고 있기는 합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객관적으로 합리적인 이유가 존재해 사회통념상 상당하다고 인정돼야 합니다. 즉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의 경우 일반적인 근로자 해고의 경우보다 그 사유가 넓게 인정되기는 하겠으나 그렇다 하더라도 해지권 행사가 전적으로 사용자의 자유재량에 맡겨져 자의적으로 행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러므로 사업주로서는 시용근로자인 주민씨에게 근로의 내용이나 성질에 비춰 정식 채용하기가 적합하지 않다고 볼만한 객관적·합리적 이유가 있거나 사회통념상 수긍할만한 상당한 사유가 있어야 비로소 유보된 해지권을 행사할 수 있을 겁니다.

- 주민씨의 경우에는 부당해고로 볼 수 있을까요?
▶ 이 사례에서 가장 큰 문제는 주민씨가 해고사유를 전혀 통지 받지 않아 객관적으로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근거가 전혀 없다는데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은 제27조에서 해고서면통지규정을 두고 있는데, 대법원은 이 규정이 시용근로자에 대한 본채용 거부시에도 적용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대법원 2015두48136 판결). 따라서 사용자는 주민씨에게 본채용 거부를 통보하려거든 계약기간만료라는 통보만 할 것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본채용 거부 사유도 명확히 기재해 서면으로 통보했어야 합니다. 그런데 사용자가 이 같은 서면통지규정을 위반할 경우 해고는 효력이 없으므로(근로기준법 제27조 제2항). 결국 A회사가 주민씨에 대해 한 계약만료 통보는 그 자체로 부당해고가 됩니다.

- 부당해고라고 판단되면 주민씨는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까요?
▶ 주민씨는 3개월 내에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거나 노동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법원에 바로 해고무효확인소송을 제기할 수 있습니다. 구제절차 진행 중에 해고사유가 기재된 서면을 받게 되더라도 서면통지 없이 한 해고가 소급해서 효력을 갖게 되는 것은 아니므로 부당해고 기간의 임금청구는 여전히 가능합니다. 아울러 해고서면을 받게 되더라도 그 실체적 사유가 정당한지에 관해서는 여전히 다툴 실익이 있고, 해고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는 점에 관한 입증책임은 사용자가 부담하므로 사용자가 근무평정표 등을 제시하며 업무수행능력 부족이나 결과적 차질에 대해 주장하면 주민씨는 이를 반박하며 대응하면 됩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1월 4일 (05: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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