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14억원 보조금 잡아라" 노후 경유차 폐차전쟁

폐차업계가 ‘미세먼지 주범’으로 지목되는 노후 경유차에 대한 ‘폐차전쟁’에 돌입했다. 올해 노후차량 폐차에 2400억원 규모의 보조금이 투입되기 때문이다. 노후차량을 내놓는 차주가 증가하면서 폐차업계의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3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17개 시·도의 조기 폐차 차주에게 2414억원의 보조금이 지급된다. 전년(1868억원) 대비 29.2% 증액된 것으로 이중 1768억원이 수도권 지역 차주들에게 지급된다. 보조금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5대5로 부담한다.


대형 차량에 대한 조기폐차 보조금 상한액이 상향조정된 점도 폐차업계에 호재다. 환경부는 지난해말 ‘특정경유자동차 등의 저공해 조치 및 보조금 지급 등에 관한 규정’을 개정하며 총중량 3.5톤 이상, 7500㏄ 초과 차량에 대한 보조금 상한액을 최대 750만원에서 3000만원으로 높였다. △총중량 3.5톤 미만 차량은 165만원 △총중량 3.5톤 이상 중 3500cc이하는 440만원 △3500~5500cc는 750만원 △5500~7500cc는 1100만원 등이다.

이에 폐차업계도 노후차량 확보를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조기폐차 보조금이 증가하면서 대규모 폐차 물량이 공급될 것이란 전망에서다. 차주는 지자체로부터 조기폐차 대상으로 인정받은 차량을 폐차장에서 말소하면 지자체에 보조금을 청구할 수 있다. 폐차업체는 노후차량에서 폐차엔진, 휠, 라디에이터, 삼원촉매장치, 구리 등을 분해해 유통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린다.

특히 폐차 수요는 높으나 폐차장이 없는 서울 지역 경쟁이 치열하다. 경기 고양에 위치한 인선모터스는 올해부터 경기 북부와 서울 서북부, 동북부 등으로 사업 권역을 나누고 권역별 담당자를 파견해 노후 차량을 끌어모은다는 계획이다. 인선모터스는 올해 3000대의 노후 차량을 매입하는 한편 전체 폐차 수 대비 조기폐차 비율을 지난해 10%에서 올해 15~20%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인선모터스는 또 한국자동차환경협회로부터 올해 상반기 1등급 전문폐차업자로 지정되며 폐차 모집을 위한 정지 작업을 마쳤다. 한국자동차환경협회는 수도권 지역 조기폐차 사업을 대행하는 곳으로 지난해말 25곳의 1등급 업체를 발표했다. 1등급 업체는 조기폐차 보조금 21억2300만원에 해당하는 차량을 처리할 수 있다. 2등급 업체는 15억8300만원, 3등급은 11억1700만원, 4등급은 8억8400만원 순이다. 다만 사업예산의 조기 집행을 위해 업체별 금액의 2배까지 사업이 가능하다.

경기 양주 소재의 굿바이카폐차산업도 1등급 전문폐차업자로 선정됐다. 업계 최초 개발한 폐차 전산화 시스템이 특징이다. 폐차 접수 즉시 고객정보를 전산시스템에 입력하고 차량 견인, 입고, 폐차, 말소, 현금지급 등을 실시간 문자메시지로 고객에게 전달한다. 특히 고객 및 차량정보를 전산시스템으로 관리하면서 차량 내 물품 및 부속품 회수 등 차량 입고 후 고충처리에 대한 대응력도 높였다는 평이다.

인선모터스 관계자는 “통상 해마다 10월쯤 노후폐차 보조금이 소진되면서 연말 비수기가 이어지다가 새해가 되면 주문량이 밀려든다”며 “올해 보조금이 확대되면서 주문량이 급증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미세먼지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도 높아지는만큼 영업력을 끌어올리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