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임원인사, 내부 반발로 '삐걱'

금융감독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의 첫 임원인사가 삐걱거리고 있다. 일부 부원장보들이 선임 1년만의 교체 방침에 반발해 윤 원장이 요구한 사표 제출을 거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3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윤 금감원장이 임원 인사를 위해 지난달말 부원장보 9명 전원의 사표 제출을 요구했지만 일부 부원장보들이 이에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은 최흥식 전 원장이 취임한 후인 2017년 11월 부원장부터 부원장보까지 임원 전체를 교체한 바 있다. 당시에도 선임된 지 1년도 안된 임원까지 모두 교체하는데 대해 내부 비판이 있었지만 채용비리, 감사원 지적 등 내부쇄신이 필요하다는 논리에 밀렸었다.


하지만 윤 원장이 또 임기 1년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임원들의 교체에 나서면서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간부급 직원은 "임원의 임기가 정해져 있고 퇴임 후 재취업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1년 밖에 안된 임원들을 특별한 이유 없이 또다시 교체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윤 원장이 취임후 "금감원의 독립성을 위해선 임원의 임기부터 보장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어 스스로 밝힌 원칙을 깼다는 비판도 나온다. 또 윤 원장이 취임 후 주력하고 있는 '소비자보호 강화' 방침과 어긋나는 임원들만을 교체 대상으로 삼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내부 반발과 관련해 윤 원장은 지난 2일 시무식 후 기자들과 만나 "약간 불확실성이 있는데 너무 늦지 않게 하려고 한다"며 "이달 중순, 늦어도 하순 정도로 인사를 예상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금감원은 이미 후임 부원장보 선임을 위해 후보들을 추천했으며 인사검증 작업을 벌이고 있다.

부원장보에 대한 인사권은 금감원장에 있지만 기존 임원들의 사표 제출 거부가 장기화될 경우 윤 원장의 계획처럼 인사가 진행될 지는 미지수다. 금감원의 관리, 감독권한을 갖고 있는 금융위원회도 이번 임원 인사에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금융위원회도 이르면 이달중 공석인 상임위원(1급) 선임과 함께 국장급 인사를 실시할 것으로 보인다. 송준상 전 상임위원은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이동으로 공석이 된 상임위원은 현직 국장들 중 1명이 승진, 임명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현 금융정책국장, 최훈 금융산업국장, 최준우 금융소비자국장, 윤창호 구조개선정책관 등 행정고시 35회 출신들이 후보로 거론된다.

현직 국장이 승진, 이동하면 연쇄적인 국장급 인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현재 금융위 보직 국장들은 임명된 지 대부분 1년이 넘은 상태인데다 외부에 파견돼 교육 중인 국장급 인사들도 복귀할 예정이어서 연쇄 인사가 필요한 상황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인사검증 등을 감안하면 상임위원 인사에 3~4주 정도가 필요하다"며 "이달말이나 다음달초에는 인사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