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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이 하나라도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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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신주 작가
  • 2019.0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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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한국과학문학상 중·단편 부문] 대상 '단일성 정체감 장애와 그들을 이해하는 방법' <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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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임종철 디자인기자
*첫 번째 걸음 – 시선 맞추기

책을 펼친 여러분, 환영합니다! 단일성 정체감 장애라는 단어를 모르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지만, 정작 해당 질환의 자세한 특성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지요. 실제로 한때 단일성 정체감 장애가 특정 유전형질을 통해 발생한다는 그릇된 믿음에 힘입어 차마 입에 담을 수 없는 일들이 저질러지던 시절 또한 있었습니다. 요즘은 어떨까요? 여러분이 알고 있는 단일성 정체감 장애란 무엇인가요? 그 이름을 떠올리면 어떤 기분이 드나요? 슬프게도 긍정적인 인상보다는 반대편으로 좀 더 기운 것이 일반적이겠지요.

일반인들이 가진 단일성 정체감 장애에 대한 이미지는 단면적인 오해에 기반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한번 자리 잡은 잘못된 인상이 무의식적인 차별을 불러오고, 그것이 다시금 미디어를 통해 재생산되어 오염된 인식을 확산시키게 됩니다. 단일성 정체감 장애 환자들을 배척, 내지 공격하는 모든 단체가 이러한 과정에서 탄생하였다고 주장하는 것은 성급한 일이지만, 분명한 과학적 근거나 충분한 통계 없이 그들의 주장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는 것 또한 지양되어야 함이 옳습니다.

혹여나 여러분이 해당 단체의 일원이거나, 그들을 지지하는 입장에 있다고 해도 문제는 없습니다. 훌륭한 텍스트의 조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개중 어느 것도 독자들을 선별적으로 수용하라고는 이야기하지 않지요. 이 책은 결코 여러분들의 가치관을 교정하기 위해 쓰인 것이 아닙니다. 그저 현재까지 분명히 밝혀진 과학적 사실에 입각하여, 단일성 정체감 장애 환자들과 그들이 바라보는 세상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싶을 뿐입니다.

유구한 역사를 거친 우리의 문명이란 향긋하게 익어가는 다인격의 나무와도 같은 것으로, 우리는 그 구성원으로서 단일하지 않은 요소가 빚어내는 음률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잘 알고 있습니다. 생각이 같지 않다는 이유로 어느 한쪽이 잘못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그러한 시각에서 그다지 성숙하지 못한 처사가 되겠지요.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알다시피, 하나의 몸에는 후천적 학습요소를 공유하는 6~10개 정도의 인격이 깃드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약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우리 사회가 그러한 다인격성에 기반한다는 사실이 그 순리를 입증하지요. 최근 정신과학은 나와 남을 분명히 구분 지을 수 없는 나이에도 우리의 몸이 다인격성을 긍정한다는 것을 확인한 바 있습니다. 그들에 따르면 어린 아기들의 머릿속은 지식, 기호 등의 심리지표들과 더불어 외부 정보가 모호한 경계를 띤 채 하나의 인격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로 섞여 있다고 합니다. 내가 어디까지 뻗어 나가는지, 어떤 특성을 가졌는지 알 수 없기에 나와 남은 물론이고 자아 또한 구분할 수 없는 것이죠.

이 단계를 거친 아이에게 일어나는 것이 바로 가치관, 지식, 자기 이미지 등 종합적 심리 특성을 갖춘 독립적인 의식-즉 차례차례 일어나는 인격의 발현입니다. 그 자세한 과정이 아직까지는 미지의 영역에 머무를지언정, 분명한 것은 우리의 몸은 단 하나의 인격만을 위한 것이 아니며 우리 또한 어린 시절부터 그를 체득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나 단일성 정체감 장애 환자들의 경우에는 이러한 지각이 불가능합니다. 그들은 어린 시절 굳어버린 인격 특성의 덩어리가 분열을 겪지 못한 채 그대로 남았으므로, 애초 하나의 몸에 개별인격 이외의 ‘나’가 존재할 수 있다는 사실에서부터 큰 혼란을 겪습니다. 게다가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대부분의 다인격적 특질을 이해할 수 없다는 사실 또한 그들에게는 큰 걸림돌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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