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국인도 도시 에어비앤비 이용…영업 180일·자가 주택 제한

머니투데이

세종=박경담 기자
민동훈 기자

앞으로 내국인이 도시 지역으로 여행이나 출장을 갈 경우 기존 숙박업체 외에 에어비앤비 등 숙박공유 주택을 활용할 수 있게 된다. 숙박공유 사업을 계획하는 집 주인은 거주 주택 1채로만 영업을 할 수 있다. 내국인 대상으로 한 공유숙박 장사는 연 180일 이내여야 하고 지역별로 180일 한도 내에서 영업 일수를 정할 수 있다.

정부는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경제활력대책회의 및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이하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지난해 말 2019년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내국인 대상 도시민박업 제도화를 예고했다. 외국인만 묵을 수 있었던 도시민박업 이용 대상을 내국인으로 넓히는 게 골자였다. 관광진흥법 개정 사항이라 국회 논의를 거쳐야 한다.

이번 활성화 방안에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겼다. 숙박공유 사업자는 2주택 이상 보유자더라도 본인이 살고 있는 집 1채만 내국인 숙박에 이용할 수 있다. 본인 거주 집에 방이 남거나 여행을 갈 경우 일정 금액을 받고 집을 빌려줄 수 있다. 전문숙박업으로의 변질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또 내국인을 대상으로 한 숙박공유 영업 일수는 연 180일 이내로 제한 뒀다. 지역별로는 조례를 통해 영업 일수를 연 180일 한도 내에서 정할 수 있도록 위임할 방침이다.

투숙객 안전 보장을 위해 범죄 전력자는 숙박공유 사업 제한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서비스·안전·위생 기준도 마련할 계획이다.

기존 숙박업계와 상생할 수 있도록 지원책도 마련했다. 숙박업 종사근로자에 야간 근로수당 비과세 혜택을 부여한다. 현재 월정액급여 210만원 이하 근로자에 대해선 연 240만원 한도로 야간 근로수당 붙는 세금을 매기지 않는다.

소규모 숙박업체에 대한 신용카드 매출세액 우대공제율은 2021년까지 적용을 연장한다. 공제한도 역시 기존 5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늘어난다.

정부는 숙박 중개 플랫폼에 대한 불법 숙박업소 중개 금지의무 및 민박업자 관련 자료제출 의무 부여를 추진하기로 했다. 주기적인 정부합동 단속을 통해 미신고 숙박업소의 영업도 차단할 계획이다.

교통 분야 공유경제 활성화 방안도 포함됐다. 모바일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전세버스 탑승자 모집이 허용된다. 기존에는 플랫폼 사업자가 스포츠 관람을 원하는 블특정 다수를 모집해 전세버스를 대절하는 건 위법이었다.

세종, 부산 등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내에서 운행하는 카셰어링 차량 배차, 반납 장소는 전용구역 외에도 가능하도록 했다. 택시업계 반발이 큰 카풀 등 승차 공유서비스는 사회적 대타협을 추진하겠다는 원칙적 문구만 담겼다.

공간 분야에서는 국내 중앙정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이 보유한 강당, 주차장, 체육시설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 들어갔다. 2020년 1년 동안 P2P 투자소득에 대한 이자소득세율은 25%에서 14%로 인하된다.

공유경제 활동을 통한 수입이 연 500만원 이하면 별도의 종합소득 신고를 하지 않아도 된다. 원천징수로 세금을 걷기 때문이다. 공유경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대해선 산재보험을 확대 적용한다. 현행 퀵서비스 기사, 건설기계 등에서 방문서비스 종사자, A/S(에프터서비스) 기사, 돌봄서비스 종사자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다양한 분야에서 공유경제 시장규모가 빠르게 확대되면서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며 "숙박, 교통 뿐 아니라 공간, 금융, 지식 등 사회전반의 다양한 공유경제 활성화를 위한 분야별 지원책과 함께 공유경제 특성을 반영한 제도적 기반도 마련하고자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