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의혹' 조재범 코치, '합의 철회'로 형량 늘어날까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심석희를 비롯한 선수들을 폭행해 상습 상해 혐의로 기소된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가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선고 공판에 출석 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조 전 코치는 올해 1월 동계올림픽 출전을 앞두고 훈련 중이던 심 선수를 포함한 선수들을 수십차례 때려 전치 3주 상처를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2018.9.1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쇼트트랙 국가대표인 심석희 선수(22·한체대)가 조재범 전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코치로부터 상습적인 폭행뿐만 아니라 4년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상습상해 혐의와 관련해 조 전 코치와 따로 합의했던 선수들 중 일부가 심 선수의 폭로 이후 처벌불원의사를 철회하면서 재판 중인 조 전 코치의 형량에도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생겼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조 전 코치와 1심에서 합의했던 피해 선수들 2명이 최근 조 전 코치의 항소심 재판부에 처벌불원의사 취하 서류를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선수는 처벌불원의사 철회 의사를 밝힌 서류에 "당시 잘못을 뉘우쳤다고 했던 것은 그 순간을 모면하기 위한 거짓이고 가식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엄벌에 처해 사회에 경종을 울려 달라"고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조 전 코치는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전인 지난 1월 16일 훈련 중 심 선수를 수십 차례 때려 전치 3주의 상처를 입게 하는 등 2011년부터 지난해 1월까지 총 4명의 선수를 폭행해 상해를 입힌 혐의로 기소됐다. 조 전 코치는 지난해 9월 수원지법 성남지원에서 징역 10개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그 동안 조 전 코치는 재판부에 22차례 반성문을 제출하고 심 선수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 선수 3명과 모두 합의를 이룬 상황이었다.

법조계에선 조 전 코치와 합의했던 선수들의 처벌불원의사 철회가 형량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상전 마음다해 법률사무소 변호사는 "상습상해 혐의자는 기본적으로 징역 2년에서 4년형이 선고되지만 1심에서 감경요소가 여러 개이고, 초범, 작량감경 등의 요소가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1심에서의 합의와 마찬가지로 2심에서의 처벌불원의사 철회 역시 양형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현행 상습상해죄 양형기준상 '처벌불원(피해 회복을 위한 진지한 노력 포함) 또는 상당 부분 피해가 회복된 경우', 즉 피해자가 가해자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는 중요한 형량감경요소로 작용된다. 따라서 조 전 코치의 형량이 다소 무거워질 여지가 열려 있는 셈이다.

조 전 코치에 대한 2심 판결은 14일로 예정돼 있다.

한편 심석희 선수의 변호인인 법무법인 세종은 지난 8일 보도자료를 통해 "심 선수가 조 전 코치로부터만 17살 미성년자인 2014년부터 평창올림픽 직전까지 4년간 상습적인 성폭행을 당했으며, 심 선수를 대리해 지난달 17일 조 전 코치를 아동·청소년의성보호에관한법률위반(강간상해) 등 혐의로 경기남부지방경찰청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 전 코치는 변호인을 통해 어떤 성범죄도 저지르지 않았다며 억울하다는 입장과 무고와 명예훼손 혐의로 심 선수를 맞고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