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어든 요구불예금, 대출금리 인상 불가피

1년새 은행권 요구불예금이 크게 감소했다. 금리가 0% 수준인 요구불예금이 줄면 은행의 자금 조달비용이 높아져 대출금리 상승이 불가피하다. 이미 은행 자금 조달 비용 증가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상승으로 이어져 대출금리가 높아졌고 16일부터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0.08%포인트 더 오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말 우리은행의 MMDA(시장 금리부 수시 입출금식예금)를 포함한 요구불예금 잔액은 116조1341억원으로 1년전 119조6874억원에서 3조5533억원 줄었다. 전체 예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9%에서 45.6%로 5.3%포인트 급락했다.


NH농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해말 90조9534억원으로 1년전보다 1조7234억원 감소했다. 비중 역시 41.7%에서 37.3%로 4.4%포인트 떨어졌다.

KB국민·KEB하나·신한 등 다른 은행은 요구불예금 잔액 자체가 줄진 않았지만 비중은 축소됐다.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 비중은 2017년말 40.3%에서 지난해말 37.1%로 3.2%포인트 감소했다. 같은 기간 KEB하나은행은 39.3%에서 36.7%로, 신한은행은 37.2%에서 36.0%로 떨어졌다.

요구불예금은 일부 고금리 상품이 있지만 대부분 금리가 0% 수준이어서 저원가성 예금이라고 불린다.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면 은행들은 이자를 더 주고 대출 재원을 마련할 수 밖에 없다. 금리가 상대적으로 높은 정기예금을 받거나 2%가 넘는 채권을 발행해야 한다.


은행의 조달금리가 높아지면 대출금리도 덩달아 오른다.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상품은 대부분 코픽스와 연동하는데 코픽스는 은행들의 자금조달 상품의 금액과 금리를 가중평균해 산출한다. 실제로 2017년 12월 발표된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1.77%지만 지난해말에는 1.96%로 뛰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말 5대 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와 연동하는 변동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연 3.19~4.53%로 1년전 3.08~4.41%에서 0.1%포인트 정도 상승했다.

앞으로 요구불예금이 늘어나기보다는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예·적금금리가 오르면서 요구불예금 수요가 줄어들었다. 연초 은행들이 경쟁적으로 고금리 특판 상품을 파는 것도 요구불예금 증가를 가로막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 기준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전달보다 0.08%포인트 상승했고 주요 시중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이와 연동하는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16일부터 0.08%포인트 높였다.

서영수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해 자원가성 예금 이탈현상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다”며 “저원가성 예금 이탈은 은행의 대출여력을 축소시켜 은행의 신용대출 금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