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만에 부활 '우리금융'…"2~3년 內 순이익1등 그룹 목표"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이 14일 오전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열린 우리금융지주 출범식에서 출범사하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14일 “지주사 출범으로 다른 금융그룹과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게 됐다”면서 “2~3년 내 순이익 기준 1위 종합금융그룹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지주가 부활하면서 KB·신한·하나·농협 등 다른 금융지주와 치열한 각축전은 불가피해졌다.

손 회장은 이날 서울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지주사 출범식을 마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금융지주사 체제 조기 안착에 역점을 두는 동시에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충, 수익원 다양, 계열사 시너지 제고 등으로 기업가치를 극대화하겠다”고 했다.


최근 금융그룹 간 경쟁 구도가 자산 성장을 통한 ‘덩치’ 키우기보다는 순이익 확대에 무게를 두는 만큼 비은행 M&A(인수·합병) 확대와 CIB(기업투자금융)·자산관리 부문의 수수료 이익 확대를 꾀해 순이익 기반의 질적 성장에 주력하겠다는 뜻이다.

비은행 M&A 전략에 대해선 소규모 매물은 직접 인수하고 대규모 매물은 협력사와 공동 투자하는 ‘투트랙’ 방식을 제시했다. 손 회장은 “지주사 첫해는 자본비율 제약이 있어 우선 소규모 M&A부터 할 생각”이라며 자산운용사, 부동산신탁사, 저축은행 등에 관심이 있음을 피력했다. 대규모 매물의 경우 다른 투자자와 함께 참여해 지분을 보유한 뒤 내년에 50% 이상으로 확대해 경영권을 확보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국내 금융그룹 중 최대 네트워크를 보유한 글로벌 부문의 경우 추가 M&A를 통해 시장 내 확고한 우위를 점할 계획이다. 손 회장은 “현재 동남아 시장에서 M&A 매물 몇 개를 보고 있다”며 “은행 뿐만 아니라 비은행 인수도 고려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손자회사로 둔 우리카드·우리종금의 지주 자회사 편입에 대해 손 회장은 “카드는 주식 50%와 현금 50%로 매입하고, 종금은 오버행 이슈(과잉대기매물에 따른 주가 악영향)를 줄이기 위해 현금 매입 방식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경쟁력 확대 방안으로는 IT업계와의 협력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손 회장은 “은행만의 오픈뱅킹은 한계에 다다른 만큼 글로벌 유명회사와 협업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또 IT 아웃소싱 자회사인 우리FIS의 역할을 축소할 방침이다. 과거에는 우리은행 뿐만 아니라 경남·광주은행 등 자회사가 많아 우리FIS의 아웃소싱이 합리적이었지만 앞으로는 우리은행의 자체 개발 능력 확대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

외부인력을 수혈하고 필요한 직무는 순환보직을 자제해 직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대상은 CIB·자산관리·디지털·글로벌 분야 등이다. 손 회장은 “그간 은행의 순환근무는 전문 인력 육성에선 소홀한 측면이 있었다”면서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는 순환을 억제하고 충분한 전문인력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리금융지주는 설립 초기 필수업무 중심으로 4본부 10부 1실의 최소 규모 조직으로 구성되고, 그룹 내외부에서 선발된 8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한다. 우리은행·우리FIS·우리금융경영연구소·우리신용정보·우리펀드서비스·우리PE자산운용 등 6개사를 자회사로 두며, 은행 아래 손자회사로 둔 우리카드·우리종금은 가까운 시일내 지주 자회사로 편입할 계획이다.
변휘 기자 hy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