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부터 애플까지…중국인 지갑 닫자 흔들리는 기업들

/AFPBBNews=뉴스1

폭스바겐부터 애플까지 글로벌 기업들이 울상 짓고 있다. 전세계 기업들을 먹여살리던 중국인들이 무역전쟁 한파로 지갑을 닫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14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14억 소비자를 바탕으로 전세계 경제 성장의 3분의 1을 책임지던 중국의 소비가 감소세로 접어들면서 글로벌 기업들도 같이 휘청거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해 중국 경제가 점점 둔화하고 소비가 움츠러 들고 있다는 신호는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중국의 지난해 신차 판매량은 28년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는 14일 지난해 판매된 신차가 전년대비 2.8% 감소한 2808만600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올해는 무역전쟁 한파로 판매량이 5% 가량 더 줄어들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FT는 "중국은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전세계 판매의 30%나 차지한다"면서 "더이상 자동차 업체들이 중국 소비자에 기대 판매량을 올릴 수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심리의 바로미터인 부동산 시장도 차갑게 얼어붙고 있다. 국유기업인 중국초상국그룹은 최근 상하이 인근에 아파트를 사면 BMW 승용차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내걸었다. 베이징에서는 개발업자들이 아파트 구입에 30% 선수금을 요구했지만, 현재는 10%로 내린 상태다.


애플은 이달초 중국 판매 부진을 이유로 올해 실적 전망치를 10조원이나 내려잡으면서 시장에 충격을 줬다. 애플 때문에 폭스콘 등 부품사들의 주가도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했다. 삼성전자 역시 중국 스마트폰 부진 등 전세계 판매량 감소로 지난 4분기 영업이익 잠정치가 2년만에 최저 수준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밖에 중국 가구 매출은 지난해 6% 성장으로 전년대비 반토막났고, 화장품 관련 매출도 10.5% 성장으로 3%포인트 떨어졌다.

중국에 크게 의존해왔던 명품업체 주가도 중국 소비 위축 신호에 줄줄이 하락세다. 이날 부진한 중국 경제 지표에 프라다 주가는 4% 가까이 빠졌고, 루이비통 등을 보유한 LVMH(루이비통 모에 헤네시)도 2% 하락했다. 구찌를 보유한 케링 그룹과 다수의 고가 시계 브랜드를 보유한 리치몬트 그룹은 각각 1.5%씩 주가가 떨어졌다. 앞서 애플이 실적 전망치를 낮추던 지난 3일에도 명품업체들의 주가는 3~5%씩 하락했었다.

FT는 2018년 하반기부터 해외여행을 나서는 중국인 관광객 수도 감소했다고 전했다. 이 기간 해외를 나간 중국인을 6900만명으로 지난해 상반기 대비 15%나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