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리풀터널 4월 개통, 방배동이 움직인다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7호선 내방역 방향에서 본 서리풀터널 모습 /사진=송선옥 기자

7호선 내방역 1번 출구를 나오자 오는 4월 개통을 앞둔 서리풀터널이 모습을 드러냈다. 막바지 공사가 서초역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어서인지 공사장은 생각보다 조용했다. 터널 앞에서 유턴하는 차들만이 바쁘게 오갔다.

서리풀터널 개통은 서초구의 숙원 사업 중 하나였으나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해당 지역에 군사시설인 국군정보사령부가 자리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2013년 국군정보사령부가 이전을 결정하면서 2015년10월 착공할 수 있었다.

당초 개통은 오는 2월이었으나 예상보다 암반이 크고 많아 공법을 바꾸느라 시간이 더 걸렸다. 서초구청 관계자는 “3월 작업이 마무리될 수 있으나 서울시와 4월 개통을 논의중”이라며 설명했다.

서리풀터널 개통으로 강남 중심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던 방배동 부동산 시장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그동안 서초에서 내방역까지 가려면 빙 돌아가야 해 차로 25분이나 걸렸지만 터널 개통으로 이동 시간이 5분으로 단축된다. 방배동이 서초 생활권에 편입되는 것이다.

서리풀터널 개통은 이미 인근 집값에 반영되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방배동 가격 선도 아파트로 일컬어지는 ‘방배서리풀e편한세상’ 전용 84㎡ 실거래가는 2017년3월 12억원대였으나 2018년1월 14억8000만원으로 껑충 뛴 뒤 지난해 7월 17억원을 넘어 9월에는 17억8000만원을 기록했다.

◇단독주택 고치는 정비사업 활발=서리풀터널 개통 외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상승장으로 정비사업이 활발하게 진행중인 것도 방배동을 다시 돌아보게끔 하는 요인이다. 방배동은 주택중심으로 개발돼 일부 고급 단독주택과 아파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낡고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빌라가 대부분이었다.

우선 GS건설 (14,410원 ▲140 +0.98%)이 방배3구역을 재건축한 ‘방배아트자이’가 지난해 10월 입주했다. 방배아트자이는 2017년1월 분양 당시 85가구 모집에 836건이 청약해 평균 청약 경쟁률 9.8대 1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59㎡A 타입으로 32.3대 1의 청약 경쟁률을 썼다. 방배동에서 5년만에 분양되는 아파트로 관심이 높았다.

최고 15층, 5개동, 353가구로 대단지는 아니지만 상문고가 바로 옆에 있고 주택가 안쪽으로 들어가 있어 조용했다. 커뮤니티 시설에 이례적으로 찜질방이 들어갔는데 입주민 뿐만 아니라 인근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평균 분양가는 3.3㎡당 3798만원으로 전용 84㎡ 분양가는 12억~13억원대를 기록했다. 현재 호가는 14억~16억원대에 형성돼 있다.

단독주택 재건축 구역인 방배5구역은 2016년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지난해 6월부터 이주를 시작했다. 3080가구 규모의 대단지로 현대건설 (33,250원 ▲850 +2.62%)의 고급 브랜드인 ‘디에이치’ 를 달 예정이다. 올 하반기 분양 예정으로 2022년9월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방배6구역은 2009년말 재건축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후 2017년12월 관리처분인가를 받아 이주중이다.

서리풀터널 바로 앞의 방배7구역은 신탁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려 했으나 비용 문제로 현재는 사업이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방배8구역은 개발행위허가 제한이 해제돼 신축건물이 들어서면서 2017년3월 재개발 직권해제 대상이 됐다.

방배13구역은 단독주택 재건축사업으로 2017년12월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해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의 벽을 넘었다. 시공사인 GS건설이 2296가구 규모의 ‘방배 포레스트 자이’로 변신시킨다는 계획이었으나 조합설립을 둘러싼 소송이 발목을 잡았다.

구역내 각 1개동으로 이뤄진 10개의 주택단지가 있는데 앞서 서초구청은 10개의 주택단지를 하나로 보고 전체 구분 소유자의 4분의 3 이상 및 토지 면적의 4분의 3 이상 토지등소유자 동의율 요건으로 인가 처분을 내렸다. 그러나 서울행정법원은 10개 각 주택단지마다 개별적인 동의가 각각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근 A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결국에는 소송이 잘 해결돼 사업이 잘 진행될 것이라는 분위기”라며 “경기도 구리 한 지역의 재개발도 이와 동일한 이유로 소송이 제기됐으나 결국 재개발되는 쪽으로 소송이 마무리됐다”고 말했다.

◇올 3월 방배경남 분양=재개발재건축 구역뿐만 아니라 아파트 재건축도 진행중이다. 올해 방배경남을 시작으로 삼익 신동아 임광 등이 재건축을 준비하고 있다. 방배경남은 ‘방배그랑자이’로 올 3월 분양 예정이다. 인근 부동산업계에서는 방배그랑자이의 전용 3.3㎡당 평균 분양가를 4200만~4300만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서리풀터널의 역효과가 예상되는 분석도 나온다. 교통이 좋아지면서 오히려 상권이 도심으로 이동하고 소음과 교통혼잡 등으로 조용하던 동네의 주거만족도가 떨어질 것이란 얘기다.

B부동산중개소 관계자는 “서리풀터널 효과는 내방역 인근에 제한될 것”이라며 “교통이 좋아져서 방배동 상권이 죽고 상권수요가 교대나 강남으로 이전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