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월드타워 113개 높이만큼 버렸다" 작년 손상화폐액 4.3조원

화재로 불에 탄 50000원권과 습기로 훼손된 1000원권. /사진=한국은행

#경기도 부천에 사는 권모씨는 공장에서 난 불로 훼손된 4370만원을 교환했다. 경기도 김포에 사는 남모씨는 폭우로 집안에 누수가 생기면서 집에 보관하던 물품구매대금 2억4035만원을 교환했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권씨나 남씨처럼 작년 국민들이 한국은행 화폐교환 창구를 통해 교환한 손상화폐는 56억4000만원이었다. 전년(46억1000만원) 대비 22.4% 증가했다. 국민들은 은행권 23억원어치, 주화 33억4000만원어치를 교환해갔다.


장판 밑 눌림, 습기에 의한 부패 등 부적절한 보관방법으로 인한 교환이 2377건으로 전체 교환액의 55.0%를 차지했다. 불에 탄 경우는 1103건(34.1%)이었다. 실수로 세탁을 하거나 세단기에 들어갔다 나온 경우도 1732건(10.9%) 있었다.

한국은행에 교환을 요청한 손상화폐 액면금액은 24억2000만원이었는데, 실제로 교환된 금액은 23억원이었다. 나머지 1억2000만원은 반액 또는 무효판정을 받아 액면 그대로 교환을 받지 못 했다.

손상된 지폐의 남은 면적이 원래 크기 75% 이상이면 전액 교환받을 수 있지만, 남은 면적이 40~75%면 액면금액의 절반만 교환된다. 40% 미만이면 교환받을 수 없다. 한은 관계자는 "불에 탄 은행권은 붙어 있는 재 부분까지 남아있는 면적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불에 탄 상태를 최대한 유지해 운반해야 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자료=한국은행

이처럼 사용자 부주의로 폐기된 손상화폐는 작년 한해에만 4조2613억원에 달했다. 은행권 장수로는 6억2700만장이다. 폐기된 지폐를 쌓으면 총 62.5km 높이에 이른다. 롯데월드타워의 113배, 백두산의 23배, 에베레스트산의 7배에 해당하는 높이다.

작년 손상화폐 폐기량과 폐기액은 각각 전년대비 2500만장(4.1%), 4920억원(13%) 늘어났다. 손상화폐 폐기량과 폐기액은 최근 3년간 꾸준히 늘고 있다.

폐기된 손상화폐는 은행권(지폐) 4조2590억원, 주화 23억원어치였다. 가장 많이 폐기된 화폐는 10000원권이었다. 폐기은행권의 55.4%(3조3000억원)이 10000원권이었고, 36.7%(2200억원)는 1000원권, 5.8%(1500억원)는 5000원권이었다. 나머지 2%는 50000원권(5000억원)이었다.

주화(동전)는 10원화(61.6%), 100원화(25.7%), 50원화(6.9%), 500원화(5.7%) 순으로 많이 폐기됐다.

작년 손상된 화폐를 대체하는 새로운 화폐를 만드는데 필요한 비용은 639억원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