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진단 받고 운전?..보험사기 혐의 18명 적발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A씨는 트랙터 운전중 전복사고를 당해 '우안 시력 100%, 좌안 시력 97% 상실(안전수동)'로 지급율 85% 장해진단을 받아 2억원의 보험금을 수령했다. 하지만 A씨는 차량운전이 불가능한 중증 시력장해자임에도 자동차보험에 가입하고 운전하다 중앙선침범 사고로 17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B씨는 추락사고를 당해 ‘척수손상 및 요추 1번 골절’ 진단으로 장해지급률 100% 진단을 받고 보험금 10.1억원을 수령했다. 진단상으론 항시 타인의 수발에 의존해야 하는 상태지만 B씨 역시 운전을 하다 4차례의 사고를 내고 1900만원의 보험금을 받았다.

금융감독원은 고도장해 보험금을 수령한 후 직접 운전하던 중 차량사고가 발생한 보험사기 의심자를 대상으로 기획조사를 벌여 18명을 적발, 수사기관에 수사 의뢰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들이 장해진단을 받고 수령한 보험금은 57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에 따르면 이들은 장해진단서상 타인의 도움 없이는 독립적인 일상생활이 어려워 타인의 간호가 필요한 상태이지만 차량운전 등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었다.

금감원은 허위･과다 장해 보험사기는 의사와 사기혐의자가 사전에 공모하거나 중간에 브로커가 개입돼 있는 경우가 있어 보험금 청구시 보험사기 여부를 파악하기가 상대적으로 어렵다고 밝혔다.

보험사기 혐의자들 중 마비와 척추장해를 이유로 장해진단을 받은 이들이 11명으로 전체의 61.1%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마비 및 척추장해의 보험금 지급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과 장해 평가시점, 의학적 소견 등에 따라 장해정도가 달라지는 점을 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사기 범죄는 '보험사기방지특별법'에 따라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금감원은 "허위·과다 장해진단서로 보험금을 편취할 경우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므로 보험사기에 연루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