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리 바뀔까…차기 英보수당 대표 후보군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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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 AFP=뉴스1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15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합의안이 영국 하원 승인투표에서 큰 표 차로 부결되면서 테리사 메이 총리의 위치가 불안해졌다. 특히 이날 부결 직후 야당은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했다.

영국 일간 인디펜턴트는 메이 총리가 사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지만 내각 반란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유력 후보들의 면면을 짚었다.

가장 유력한 후보로는 사지드 자비드 내무장관과 보리스 전슨 전 외무장관이 꼽힌다.

자비드 장관은 열성적인 브렉시트 지지자로 '노딜 브렉시트'를 준비하고 있다. 단돈 1파운드를 주머니에 넣고 영국에 온 파키스탄 버스 운전사의 아들이라는 배경이 유권자들에게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7월 메이 정부의 체커스 계획(소프트 브렉시트)에 반발해 사임한 존슨 전 장관도 유력한 후보로 부상했다. 존슨 전 장관은 런던 시장 재임 당시 압도적인 지지율로 '하이네켄 토리'란 별명을 얻기도 했다. 외무장관으로서 눈에 띄는 성과를 보여주지 못해 보수당 내 입지가 예전보다 많이 약해졌지만 최종 후보에 오를 경우 차기 당 대표에 오를 가능성이 가장 높다.

지난 11월 역시 메이 총리의 합의안에 반발해 사퇴한 도미니크 랍 전 브렉시트부 장관도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2016년 5월 브렉시트 국민투표 당시 EU 탈퇴 운동을 이끈 그는 업무 세부사항을 꼼꼼하게 챙기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인디펜던트는 내각 경험 부족이 발목을 잡지만 신선한 얼굴에 대한 정계의 갈증이 랍 전 장관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밖에 EU 잔류파에서 브렉시트 강경파로 돌아선 제레미 헌트 외교장관과 소프트 브렉시트 전략에 반발해 사퇴한 데이비드 데이비스 전 브렉시트부 장관, 메이 총리에 대해 공개 지지를 선언한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도 후보군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제1야당인 노동당이 이날 브렉시트 합의안 부결 직후 정부 불신임안을 제출하면서 불신임 투표가 16일 오후 7시에 표결에 들어간다. 불신임안이 통과되면 14일 이내에 새로운 내각에 대한 신임안이 하원에서 의결해야 한다. 만약 의회를 통과하지 못하면 조기총선이 실시된다.

보수당 규정에 따르면 당 의원들은 수일 내 최종 후보 2명을 선출하고 12만명의 일반 당원 투표에 들어간다. 통상 이 과정까지 3개월이 소요되지만 EU 탈퇴 시한(3월29일)이 촉박한 만큼 '몇 주 간'으로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메이 총리의 불신임안이 통과될 확률이 높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지난달 12일 보수당 불신임 투표에서 생존한 메이 총리는 공식적으로 12월까지 보수당으로부터 불신임 도전을 받을 수 없다.

집권 여당이 조기총선 카드를 쓸 수 없는 상황에서 야당인 제러미 코빈 노동당 대표에게 유리한 불신임안에 찬성할 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