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ICT 수출 역대 최대…반도체 '휘청' 우려는 커져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지난해 정보통신기술(ICT) 수출액이 역대 처음으로 연간 2200억달러 돌파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반도체 단일 품목으로는 최초로 1200억달러 이상 수출되며 호조세를 이끌었다. 그러나 반도체 수출 성장세가 꺾이는 모습이 포착되면서 올해 수출에 대한 우려는 커지고 있다.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ICT 수출액은 2204억달러, 수입액은 1071억달러로 잠정 집계됐다. 이에 따른 무역수지는 1133억달러 흑자로, 역대 최고치였다.

ICT 연간 수출액이 2200억달러대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대 기록인 2017년 1976억달러도 훌쩍 넘겼다. 수출 증가율은 11.5%로, 2017년(21.6%)에 이어 2년째 두 자릿수를 나타냈다.

수출 효자 노릇을 했던 반도체의 역할이 컸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액은 1281억5000만달러로 전년대비 28.6% 늘었다.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가 모두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하며 반도체의 단일품목 최초 수출액 1200억달러 달성에 기여했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서버, 스마트폰의 고사양 디램(D램)과 낸드 플래시 수요가 지속된 영향을 받았다. 시스템 반도체도 파운드리와 삼성전자 등 통합제조(IDM) 업체 등의 수출 증가세가 계속됐다.

컴퓨터 및 주변기기도 증가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컴퓨터 및 주변기기 수출액은 전년대비 17.4% 늘어난 112억7000만달러였다. 주요 수출품인 SSD를 중심으로 주변기기 수출이 확대됐다.

반면 디스플레이와 휴대폰은 부진했다. 지난해 디스플레이 수출액은 277억6000만달러, 휴대폰 수출액은 146억1000만달러로 각각 일년새 8.4%, 23.2% 줄었다.

중국업체와의 경쟁 심화가 역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의 경우 OLED 패널 수출은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LCD패널의 단가가 중국의 대형 패널생산 등으로 하락하면서 전체 수출이 감소했다.

휴대폰은 중국 업체의 공세에 밀려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출이 움츠러들었고, 부분품의 해외생산 추세도 계속되면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역별로는 ICT 최대 수출국인 중국(홍콩포함)으로의 수출액이 1193억7000만달러로 전년대비 14.4% 증가하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휴대폰, 디스플레이 수출은 줄었지만 반도체 수출이 워낙 많았던 영향이다.

이어 베트남(278억9000만달러), 미국(205억4000만달러), 대만(76억7000만달러), 필리핀(61억1000만달러), 일본(43억5000만달러) 순으로 많았다.

문제는 올해도 지난해의 ICT 수출 호조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낙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연간으로는 수출액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12월만 놓고보면 두달째 감소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ICT 수출액은 전년동월대비 10% 감소한 159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11월 1.7% 감소한 데 이어 2개월째 줄었다.

ICT 3대 주력 품목인 반도체, 디스플레이, 휴대폰이 모두 부진했다. 특히 반도체는 메모리반도체의 수요가 줄고 단가까지 내리면서 전년대비 9.2% 감소한 89억6000만달러를 수출하는 데 그쳤다. 반도체 수출이 줄어든 것은 2016년 9월 이후 27개월 만에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