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샌드박스 시행…문자, 카톡으로 고지서 받을까

/사진제공=과기정통부

법령 상 규제로 사업 시행이 어려운 기술과 서비스를 임시 허가해주는 규제샌드박스 제도 시행 첫 날, ICT(정보통신기술) 분야에서는 KT (33,300원 ▼350 -1.04%)와 카카오페이의 '공공기관 모바일 전자고시 활성화'를 비롯 9건의 임시허가·실증특례 신청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7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이날부터 규제샌드박스가 본격 시행된다고 밝혔다.

규제샌드박스는 신기술·서비스가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저해되지 않을 경우 기존 법령이나 규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증(실증특례) 또는 시장 출시(임시허가)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제도다. 최대 2년간 규제샌드박스 제도 안에서 테스트를 할 수 있고, 2년 더 허용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규제샌드박스 대상 중 실증특례는 현재 법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시행해 볼 가치가 있는 기술·서비스에 대해 특정 지역 혹은 특정 시간대에만 테스트해 볼 수 있다. 임시허가 대상은 법으로는 허용이 돼 있지만 너무 앞선 내용이어서 구체적인 기준이 없어 출시가 어려웠던 기술·서비스가 해당된다. 장소와 시간 제한 없이 전국단위로 테스트할 수 있다. 또한, 규제샌드박스 제도에는 신속처리 절차도 있다. 신기술·서비스에 대한 법령 여부 적용 또는 허가 등의 필요 여부를 신속하게 확인시켜주는 절차다.

규제샌드박스 시행 첫 날, ICT 분야에서는 총 9건의 임시허가·실증특례 신청이 접수됐다. 가장 눈에 띄는 신청 기업은 KT와 카카오페이다. '공공기관 등의 모바일 전자고지 활성화' 차원의 임시허가를 각각 신청했다.


지금까지 국민연금공단이나 경찰청과 같은 공공기관은 종이 우편물을 통해 고지업무를 수행했다. 그러나 모바일 전자고지를 활용하게 되면 쉽고 빠르게 고지 내용을 전달할 수 있고, 비용도 절약할 수 있다.

그러나 모바일 전자고지 서비스를 위해서는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를 민간인 KT와 카카오페이에게 보내야 한다. 이 과정에서 KT와 카카오페이는 이용자의 동의를 얻어 이미 확보한 정보가 맞는지 대조해야 한다. 그러나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에관한법률 등 현행법에 관련 규정이 없어 사실상 서비스를 할 수 없었다.

규제샌드박스를 통해 해당 내용이 임시허가를 받으면 법적 미비점에도 불구하고 KT의 MMS나 카카오페이의 카카오톡알림을 통해 공공기관의 고지를 모바일로 받을 수 있게 된다.

이외에 스타트업 '모인'이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서비스'를 임시허가·실증특례 신청을 했으며, 'VRisVR'이 '이동형 VR트럭' 임시허가·실증특례를, '조인스오토'가 '온라인 폐차 견적 비교 서비스' 실증특례를, '올리브헬스케어'가 '임상시험 참여희망자 중개 온라인 서비스' 실증특례를, '블락스톤'이 '수분센서 탐지신호 발신기반 해상조난신호기' 임시허가를, '스타코프'가 'IoT(사물인터넷) 활용 스마트 전기자동차 충전 콘센트', 임시허가를, '뉴코애드윈드'가 '발광방식의 조명을 사용하는 오토바이 광고' 실증특례를 신청했다.

이와 함께 신속처리 신청도 2건이 접수됐다. '우아한형제들'이 '자율주행 배달로봇'에 대한 관련 규정확인을 요청한 것. 신속처리를 거쳐 관련규정이 없다면 실증특례를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더트라이브'는 '앱 기반 중고차 대여 서비스'를 실시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 신속처리를 신청했다.

접수된 사례들은 관계부처 검토(30일 이내) 및 사전검토위원회 검토를 거쳐 '신기술·심의위원회의'의 심의·의결을 받는다. 여기서 임시허가 혹은 실증특례 여부가 결정된다. 과기정통부는 1월 중 심의위원회 위원을 위촉하고 빠르면 2월 중 심의위원회를 개최해 준비된 안건부터 심의·의결한다. 심의위원회는 분기별 1회 이상 개최를 원칙으로 하되, 시행 첫 6개월 동안에는 성과 창출 및 제도 안착을 위해 수시로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