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전당대회룰 확정…본격 선거레이스 돌입

안상수 자유한국당 전국위원회 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3차 전국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뉴스1

자유한국당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2.27 전당대회 룰을 최종 확정했다. 전대 출마를 기정사실화한 당권 주자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졌다.
자유한국당은 17일 오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상임 전국위원회와 전국위원회를 잇따라 열고 당 대표 1인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단일성 집단지도체제(이하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개정안을 수정의결했다.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별도로 진행하는 방식이다. 당 대표 선거에 나섰다가 진 후보들은 지도부에 들어갈 수 없다. 당대표 선출도 현행 방식인 당원투표 70%, 일반 국민 여론조사 30% 비율을 유지키로 했다. 일반 국민 여론조사 반영 비율이 높을수록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유리하다.

당헌 개정안에는 여성 최고위원을 다른 후보들과 분리하지 않고 통합 선출하는 내용이 담겼다. 최고위원 선거는 4명을 선출한다. 여성 당선자가 없을 경우 4위 득표자 대신 여성 후보자 중 최다득표자를 최고위원으로 결정하는 방식이다.

또한 개정안은 법 위반으로 기소된 당원은 국회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후보자 선출 선거를 제외한 당내 각종 경선에 대한 피선거권과 응모자격이 정지된다고 규정했다. 기소와 동시에 당협위원장직을 사퇴하게 한 종전의 규정은 완화됐다. 2심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에 위원장직을 사퇴하도록 했다.

반면 홍준표 전 대표 체제에서 낮췄던 '월 1000원, 3개월 당비 납부' 책임당원 요건을 '월 2000원, 6개월 당비 납부'로 되돌리는 내용은 이날 통과되지 못했다. 김용태 한국당 사무총장은 이날 전국위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전국위원 대다수가 '당비를 2000원으로 환원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며 "국민들로부터 당의 신뢰와 사랑을 회복한 이후에 다시 논의키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당은 이달 21일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선관위)와 전당대회 준비위원회(전준위)를 꾸리고 본격적인 전대 체제에 돌입한다. 선관위는 컷오프 등 구체적인 선거 룰을 결정하고, 전준위는 전당대회를 위한 실무를 준비한다.

이날 전국위에는 김문수‧김진태‧심재철·안상수·오세훈‧정우택‧주호영·조경태 등 전대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들이 참석한 가운데 눈치싸움이 치열했다. 단일지도체제로 전대가 치러지는 상황에서 자신의 인지도‧계파 등을 고려해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해서다. 15일 입당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전대 출마가 기정사실화되면서 당권구도는 더 요동치고 있다.

친박계(친박근혜계)‧TK(대구경북) 지지 기반의 한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전대 출마를 확정하는 지 지켜본 뒤 거취를 결정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당초 전국위 참석 의사를 밝혔던 황 전 총리는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홍준표 전 대표와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의 전대 출마설과 관련 "누가 출마하든 자유"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은 공식 출마 선언에 대해서는 "아직 시기를 결정 못했다. 당이 여러 가지 격랑에 휩싸여 있어서 심사숙고 중"이라고 밝혔다.
전당대회 출마를 밝힌 안상수 의원은 전국위를 끝내고 기자들과 만나 "전대가 대통령 선거처럼 대권경쟁으로 인식돼 '블랙홀'처럼 된다면 선거를 잘 관리할 대표를 선출하는데 좀 문제가 있는거 아니냐"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