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3구 제친 영등포·동작구, 대체 무슨 일이…

지난해 서울 영등포구와 동작구의 아파트값 상승률이 강남 3구를 상회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KB부동산에 따르면 영등포구와 동작구의 연간 아파트매매가격지수 상승률은 각각 17.1%, 16.7%를 기록했다. 이는 강남3구인 강남 13.5%, 서초 10.5%, 송파 12.8%를 모두 웃도는 수치다. 같은 기간 서울 전체와 전국의 상승률은 각각 12.9%, 2.9%를 기록했다.


영등포와 맞붙은 양천구가 14.7%, '마용성'으로 불리는 마포 용산 성동구는 각각 13.8%, 14.9%, 13.7%로 집계됐다. 2017년부터 상승세를 키웠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해 ‘갭메우기’에 들어가면서 영등포 동작 양천 마포 용산 성동구 등의 약진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영등포구는 신길뉴타운 등이 주목받으면서 가격 상승폭을 키웠다. 여기에 박원순 서울시장의 여의도 용산 통합개발 발언이 상승세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개발계획이 미뤄지긴 했으나 장기간 재건축이 중단돼 서울시 주도의 개발기대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실제 여의도가 있는 영등포구를 비롯해 용산과 목동이 자리잡은 양천구의 상승률이 두드러진다.

지난해 1월 9억원에 실거래된 여의도 ‘수정아파트’ 전용 74.55㎡(15층)는 같은 해 10월 13억원(14층)에 거래됐다. 2017년 4월 입주한 신길동의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59.95㎡(2층)는 11월 8억4000만원 거래됐다. 2014년 분양가는 3억원 후반대에서 4억원 초반대였다. 래미안에스티움 전용 84㎡는 지난해 10억3000만원에 거래돼 이목을 끌었다. 신길뉴타운에서 전용 84㎡가 10억원을 넘어선 것은 이 아파트가 처음이다.


동작구는 흑석뉴타운 등 재개발 사업이 마무리되고 서초구와 맞붙은 강남 접근성이 주목받으면서 상승폭을 키웠다. 강남 광화문 여의도 등 3대 업무지구와 가까운 점이 부각됐다. 흑석뉴타운은 서울시 뉴타운 개발 중 가장 늦게 시작했지만 10개 구역 중 5개 구역이 마무리 단계다. 지난해 11월 입주한 '아크로리버하임'의 전용 84㎡ 시세는 현재 15억5000만~16억6000만원대를 형성하고 있다. 지난 1월 같은 주택형의 분양권(13층)이 13억원에 거래됐다.

아파트 절대가격이 가장 높은 곳은 강남구였다. 12월 기준 강남구 1㎡당 평균 매매가격이 1618만원으로 서초구와 송파구는 각각 1446만원, 1120만원을 기록했다. 용산구는 1074만원, 성동구 882만원, 마포구 851만원, 영등포구 764만원, 동작구는 763만원으로 집계됐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지난해 강남권 아파트가 비싸지면서 상대적으로 저평가 받던 옐로우칩 아파트가 주목을 받았다”며 “산이 깊으면 골이 깊듯 상승폭이 큰 지역의 하락폭도 커질 수 있으나 올해 서울 아파트시장에 큰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