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벽두부터 잇따른 수주…조선 빅3, 中 따돌리나

수주 골든위크. 새해 첫 달을 보내는 조선업계에 날아든 낭보다. '조선 빅3'(현대중공업·대우조선해양·삼성중공업)가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보다 높게 잡으며 내건 기대감이 현실화하는 모양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은 같은 날 각각 2척의 수주 계약 소식을 받아들었다.

먼저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14일과 18일 오세아니아 선주, 오만 국영해운회사 OSC와 초대형원유운반선(VLCC) 수주계약 2건을 연이어 체결했다. 올해 현재까지 VLCC 6척, 6128억원 수준의 성과다. 일부 계약에선 추가 옵션물량도 포함돼 추가 수주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VLCC는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과 함께 한국 조선업계 기술 경쟁력을 보여주는 선종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VLCC 16척을 수주해 조선 빅3 중 최대량을 계약으로 따냈다.

올해 한 달 만에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수주량의 40%에 육박하는 6척을 수주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올해도 LNG운반선과 VLCC 수주에 노력을 기울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도 이날 유럽지역 선사로부터 1550억원 규모의 15만8000톤급 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고 밝혔다. 이 선박은 영암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돼 2020년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인도될 계획이다.

전날(17일) 현대중공업 조선 3사(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포함)가 밝힌 지난해 수주액 잠정집계가 전년 동기 대비 45.2% 늘어난 161억9200만달러(약 18조1186억원)였다는 것에 이은 반가운 소식이다.

조선 빅3 중 지난해 전체 수주액이 가장 높은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 목표도 적잖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대비 21% 높인 159억달러(약 17조8207억원)로 목표를 잡았다. 201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는 게 사측의 설명이다.

6척 선박을 수주한 대우조선해양도 올해 수주 목표액을 80억달러(약 8조9688억원) 안팎으로 상향 결정했다. 작년 수주목표보다 약 10% 늘린 숫자다. 삼성중공업 역시 올해 수주 목표를 지난해 수주액보다 높은 78억달러(약 8조7445억원)로 정하면서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해외 조선·해운 발주량이 회복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조선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Clarkson)은 올해 글로벌 발주량을 지난해 2859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수)인 것에 대비해 20% 이상 상승한 3440만CGT로 전망했다. 2023년에는 발주량이 4740만CGT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조선업 관계자들은 지난해 선박 수주량 기준 세계 1위를 7년 만에 되찾은 분위기를 이어간다는 분위기다. 조선 빅3 소속 한 관계자는 "올해 수주 시장도 지난해 대비 나쁘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라면서 "현재 수주 분위기를 이어가려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과거 호황기에 비하면 완전한 회복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조선업 관계자는 "유가 등의 변수가 있고, 해양플랜트 수주는 아직 어렵다"면서 "2007년 같은 조선 호황기에 비하면 지금 만족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