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도 '침묵'·깜짝 숙소...北김영철의 방미 1일차

/사진=닛폰TV 캡처

김영철 북한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의 2박3일 방미 일정이 '철통 보안'과 '깜짝 숙소' 선정으로 시작됐다.

17일(현지시간) 오후 6시32분쯤 미 유니아티드항공(UA) 여객기를 타고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에 도착한 김 부위원장은 곧장 숙소로 이동할 것이란 예상을 깨고 1시간 가량 공항에 머물렀다. 이날 미국측에서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숀 롤러 국무부 의전장이 김 부위원장을 맞았는데, 공항에서 간단히 접견을 한 것으로 관측된다.


닛폰TV는 "김 부위원장이 장시간 비행에도 불구하고 피곤한 기색을 보이지 않은 채 차분한 걸음으로 공항을 빠져나갔다"고 전했다.

이후 김 부위원장은 경호 차량을 타고 워싱턴DC 소재 '듀폰 서클'(Dupont Circle) 호텔(4성급)에 여장을 풀었다. 백악관에서 불과 1마일(약 1.6km) 떨어진 듀폰 서클은 깜짝 숙소라는 평가가 나온다. 메이플라워 호텔 등이 후보지로 꼽혔는데 백악관에서 막판까지 숙소를 비밀로 하다 워싱턴 DC 도심에서 떨어진 듀폰 서클 호텔을 택했기 때문이다. 호텔이 9층 규모로 작아 보안 경호상 유리하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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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위원장이 호텔에 도착하자 미 국무부 경호 인력이 그를 맞았고, 이들은 취재진이 대기 중이던 호텔 정문이 아닌 화물 출입용 옆문을 이용해 들어갔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별다른 일정 없이 숙소 호텔에서 휴식을 취한 뒤 이튿날인 18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만나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문제 등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부위원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져, 폼페이오 장관과의 회동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도 면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깜짝 발표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8개월 전에도 김 부위원장을 만난 후 전격적으로 북미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알린 바 있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르면 18일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 사실을 공식 발표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날 미국측은 김 부위원장의 워싱턴 입성 소식을 함구하고, 의외의 호텔을 선정하는 등 '철통 보안'에 신경쓰는 모습이었다. 평소 트위터를 통해 소식을 전하는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은 트위터에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았다.


북한 고위 당국자가 워싱턴에서 숙박하는 건 2000년 10월 당시 조명록 국방위 제1부위원장 이후 19년만이다. 조 부위원장은 당시 백악관 인근 메이플라워 호텔에 투숙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