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코카콜라 사진 분석해 성공한 인공지능 회사

지난해 11월 15일 구글이 개최한 인공지능(AI) 이미지 분석 서비스 설명회에서 코카콜라 일본법인 경영전략본부의 코바야시 코우지 이사가 무대에 올랐다. 코우지 이사는 코카콜라가 소비자의 제품 이용습관을 파악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올라온 사진을 분석한 사례를 설명했다. 트위터 사진 가운데 코카콜라 로고가 포함된 사진 7만장을 추려 분석하자, 생각지 못한 결과가 밝혀진 것. 피자나 팝콘 등과 함께 코카콜라가 찍힌 사진이 많았지만 등산이나 해변에서 놀 때, 애완동물과 휴식을 취할 때 등 생각하지 못한 상황에서 콜라를 마시는 경우도 상당했다. 코카콜라는 이 조사 결과를 토대로 새로운 마케팅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일본 최대 임대주택 회사인 다이토켄타쿠(大東建託)는 매년 약 30만건에 달하던 부동산 사진 등록 업무를 AI에 맡겼다. 올해 7월부터 모든 영업점에서 AI가 사진을 분류해 자동으로 웹사이트에 등록하고 있다. 다이토켄타쿠는 이를 통해 직원들의 업무시간이 매년 약 3000시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코카콜라가 소셜미디어 사진을 분석하고, 다이토켄타쿠가 자동으로 사진을 분류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일본의 AI 기반 빅데이터 분석 회사 '브레인패드'가 자리한다. 구글, 야후, 일본항공 등을 고객사로 둔 브레인패드는 고객사를 대신해 빅데이터를 분석하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객이 늘면서 지난해 1~3분기 6억엔(약 61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2004년 창업 이래 최고 실적이었다. 이시가와 고 브레인패드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점점 더 많은 회사가 소비자층 분석을 위해 AI에 기대고 있다"고 했다.

실적이 늘면서 주가는 고공 행진 중이다. 지난해 주가가 305%나 폭등하며, 2100여개 기업이 모인 일본 도쿄증권거래소 1부 증시에서 주가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29일에는 8200엔까지 오르면서 연초 대비 500% 넘게 뛰기도 했다. 주가 급등으로 브레인패드 시가총액도 3억9000만달러로 불었다. 주가수익비율(PER)은 86배로 도쿄 1부 평균인 12배를 크게 웃돌았다. PER은 주식 가격을 주(株)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기업 가치 대비 주가 수준을 보여준다.

그러나 브레인패드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내림세로 돌아섰다. 이달 10일에는 지난해 11월 고점 대비 36% 넘게 떨어졌다. 이후 다시 20% 오르며 매우 큰 변동성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브레인패드는 경쟁 업체인 크라우드웍스 PER이 634배인 점을 고려하면 자사 주가가 더 오를 여지가 많다고 설명한다. 이시가와 고 CFO는 "다른 AI 기업 주가는 우리보다 훨씬 고평가됐다"면서 "브레인패드 여전히 저평가 상태"라고 강조했다. 투자분석회사 스톰리서치의 로완 에워트 화이트 디렉터도 "장기적으로는 AI 회사의 성장 잠재력이 큰 것이 사실"이라면서 "인내심 강한 투자자가 더 큰 수확을 얻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