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카풀' 대신 '택시합승' 앱 등장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지난 2017년 12월 12일 일본 수도 도쿄에서 한 택시운전사가 승객을 기다리고 있다./AFPBBNews=뉴스1

한국처럼 영리목적의 자가용 카풀이 금지된 일본이 자가용 차량 공유 대신 '택시 합승' 서비스를 선택했다.

21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미쓰이물산은 이날부터 내달 1일까지 구마모토현 아라오시에서 택시 합승 시범 서비스를 벌인다. 승객이 스마트폰 앱이나 전화로 승·하차 장소, 인원수와 시간을 지정하면 택시가 오는 방식이다.

인공지능(AI)이 최적의 경로를 계산하기 때문에 택시가 승객들을 효율적으로 태울 수 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시범 기간 동안 카풀 서비스는 무료이다. 미쓰이물산은 내년부터 유료화하는 것을 검토 중이며, 가격은 택시의 절반 이하로 책정할 예정이다.

미쓰이물산은 먼저 대중교통 부족으로 고령자들이 이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방 중소도시를 중심으로 서비스를 도입해, 5년 이내에 전국 100개 지자체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일본 지방도시는 만성적인 도시 공공교통 적자로 인해 지방 철도 및 버스회사들이 차량 운행 횟수를 줄이고 있다. 적자가 나는 이유는 고령화와 더불어 수도권으로 인구가 꾸준히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지자체가 운송업체에 보조금을 지원하며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운전기사들이 고령화되면서 운송회사는 일손 부족 문제에도 시달린다"면서 "운송회사에게 이용률이 낮은 노선의 재검토는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미쓰이물산은 지자체의 대중교통 보조금을 주 수익원으로 보고 있다. 정기적으로 운행해야 하는 일반 대중교통과 달리 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택시는 적은 보조금으로도 수익을 낼 수 있고 대중교통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도시와 달리 지방에서는 승객들의 주 목적지가 병원이나 관공서, 식품 가게 등으로 한정돼 합승 서비스 운용이 편리하다.

넘어야 할 문제도 있다. 앞서 일본 정부는 지난해 1월 택시업계와 손잡고 도쿄에서 합승 택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체험기를 통해 "합승을 중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린다"면서 "낯선 사람과 합승하는 것에 대한 거부감 역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