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케도니아, 그 이름 쓰지마" 그리스서 대규모 시위

머니투데이

고윤지 인턴기자

/AFPBBNews=뉴스1

마케도니아의 국호 변경을 앞두고 이에 반대하는 그리스 국민들이 20일(현지시간) 아테네 의회 인근에 위치한 신타그마 광장(Syntagma Square)에 모여 시위를 벌였다. 경찰추산 6만 명, 주최측 추산 10만 명이 모인 이번 집회에는 화염병과 돌이 날아다니고 경찰이 최루가스로 대응하는 등 과격 양상을 보였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로 인해 최소 25명의 경찰이 부상을 당하고 7명이 경찰에 연행되었다.

문제가 되는 사안은 마케도니아의 국호 변경이다. 마케도니아는 발칸반도에 위치한 내륙국으로 그리스의 북부 국경과 접해 있다. 1991년 마케도니아가 유고슬라비아로부터 독립한 이후 27년간 그리스와 마케도니아는 국호를 놓고 팽팽한 갈등을 지속해왔다. 그리스는 '마케도니아'라는 국호가 그리스 내 북부지역에 위치한 마케도니아에 대한 영토권 주장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고, 그리스의 역사를 도용하는 것이라고 보아 사용을 반대해왔다.

/사진=구글지도

기나긴 갈등 끝에 지난 6월 양국은 마케도니아의 국호를 북마케도니아로 바꾸는 대신, 마케도니아의 유럽연합(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을 그리스가 반대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그리스 국민들은 이마저도 마케도니아라는 명칭을 완전히 포기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시위 참여자들은 그리스 국기를 흔들며 "마케도니아는 그리스" "마케도니아에 손대지 말라" 등의 구호로 극렬한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참여자들은 펜스를 넘어가거나 사진기자들을 공격하기도 했다. 이날 그리스 총리 알렉시스 치프라스는 황금새벽당 등 극우세력의 가담으로 인해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질되었다고 비판했다.

한편, 그리스 연립정부의 한 축인 독립당의 국방부 장관은 국호 변경 합의에 대한 반대 의사 표시로 13일 사퇴한 바 있다. 치프라스 총리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불신임투표를 제안, 간신히 과반을 넘겨 승리했다. 마케도니아에서는 양국의 합의안이 국회의 승인을 받은 상황이며, 그리스는 월요일에 의회에서 비준을 논의한 뒤 금요일까지 표결에 부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