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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기고]방탄소년단 채권(BTS B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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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기고]방탄소년단 채권(BTS B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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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기홍 국회 정무위 최운열 의원실 비서관/변호사
  • 2019.01.22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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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문화예술의 혁신을 논하면서 데이비드 보위(David Bowie)를 빼놓을 순 없다. 영국 가디언지(誌)가 그를 ‘비틀즈 이후 가장 중요한 예술가’로 평하고, BBC 선정 ‘위대한 영국인’에서 그의 순위(29위)가 프레디 머큐리(58위)나 찰리 채플린(66위), J.K. 롤링(83위)보다도 높은 이유는 장르를 불문한 그의 도전정신 때문이다.

그의 도전은 비단 문화계에 국한되지 않았다. 음악·영화·패션 심지어 게임 분야까지 대중문화의 거의 모든 영역에 족적을 남겼지만, 보위가 ‘세계 최초로 음반 저작권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을 발행한 아티스트’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자산유동화란 유동성이 부족한 자산을 집합화(pooling)해 증권으로 현금화하는 금융기법이다. 주로 매출채권이나 자동차 할부채권, 주택저당채권처럼 꾸준한 현금유입이 있는 재산권을 담보로 발행된다.

보위는 저작권 수익 역시 이러한 현금흐름이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렇게 그는 1997년, 초창기에 발매한 25개 앨범의 287곡에 대해 장래 15년에 달하는 저작권 수익을 기초자산으로 유동화 증권을 발행했다. 무려 5500만 달러의 자금조달에 성공한 ‘보위 본드(Bowie Bond)’의 탄생이었다.

로열티 유동화는 음반출시, 영화개봉 등 장래흥행에 위험부담을 가진 기획사나 개발위험을 분산하면서 즉각적인 현금수입을 원하는 게임 개발사 등에 유용한 자금조달수단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장점에도 불구하고 아직 우리나라는 로열티 유동화 사례가 없다.

이는 법률상 엄격한 자격제한, 무형자산에 대한 신용평가 시스템의 부재, 미성숙한 지적재산권 유통구조 등의 요인에 기인한다. 특히 미래의 현금흐름이 대중적인 선호도에 좌우되고, 기술 변화와 트렌드에 민감해 진부화 위험이 높은 점은 국내 투자자들이 무형자산에 대한 투자를 기피하는 주요 원인이 되었다.

지난해 11월, 정부는 여당과의 협의를 거쳐 자본시장을 통해 혁신기업에 모험자본을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발표했다. 벤처캐피탈과 정부자금에 의존해 온 혁신성장 자금조달경로를 다양화하고, 성장단계별 맞춤형 자금공급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자본시장 혁신과제’의 주요내용이다.

비상장기업 투자 확대, 사모펀드 규제개편, 개인 전문투자자 문호개방 등과 더불어 기업보유자산의 유동화 확대 방안이 포함되었다. 현재의 방식으로는 우량한 기술이나 성장가능성 있는 콘텐츠를 보유한 혁신기업의 자금조달이 원활하지 않을 거란 판단에서다.

저작권 유동화를 통해 한류열풍 역시 새로운 활로를 개척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방탄소년단의 향후 음원 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방탄소년단 채권(BTS Bond)’나 앨범 발매마다 가요계에 큰 반향을 일으키는 조용필의 ‘가왕(歌王)채권’도 발매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

기존에 없던 금융상품을 통해 무형자산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전환과 지적재산권에 대한 투자문화를 개선할 수 있다면 금상첨화다.

흔히 금융을 국가경제의 혈맥에 비유한다. 필요한 곳에 자금을 공급해 실물경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금융의 ‘업의 본질’이자 ‘태생적 소명’이다.

혁신기술과 신규 콘텐츠가 금융을 통해 잠재력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국가경제가 미래 먹거리를 발굴한다면, 금융과 실물경제가 더불어 성장하는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구조가 구축된다. 2019년, 자본시장에 거는 기대가 어느 때보다 큰 이유이다.
장기홍 변호사
장기홍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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