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잡은 국토부 'A'…자료 헤맨 통계청 'C'

국무조정실이 보고한 43개 중앙행정기관 2018년 정부업무평가에서 국토교통부와 통일부 등 12개 부처가 '우수' 평가를 받았다. 반면 교육부와 고용노동부 등 8 곳은 C학점에 해당하는 '미흡' 지적을 얻었다.

국조실은 22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정부업무평가 결과를 보고했다. 평가는 △일자리ㆍ국정과제(비중 65) △규제혁신(10) △정부혁신(10) △정책소통(10) △소통만족도(5) 등 6개 부문으로 나누어 이뤄졌고 여기에 지시이행 점수(+,- 3)가 반영돼 기관별로 합산됐다.


종합평가 결과 A학점을 의미하는 우수 등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통일부 △농림출산식품부 △보건복지부 △국토교통부 △해양수산부 등 장관급 기관 6개와 △법제처 △조달청 △병무청 △농촌진흥청 △산림청 △해양경찰청 등 차관급 기관 6개 등 총 12개 기관에 부여됐다.

B학점 수준인 보통 등급은 △기획재정부와 △외교부 △국방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산업통상자원부 △여성가족부 △중소벤처기업부 △국가보훈처 △방송통신위원회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국민권익위원회 등 13개 장관급 기관과 △인사혁신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국세청 △관세청 △방위사업청 △경찰청 △소방청 △문화재청 △특허청 △기상청 등 10개 차관급 기관 등 총 23개 기관이 받았다.

△교육부와 △법무부 △환경부 △고용노동부 등 4개 장관급 기관과 △통계청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새만금개발청 △원자력안전위원회 등 4개 차관급 기관 등 8개 기관은 가장 낮은 '미흡'으로 평가됐다.


◇국토부가 '집값 안정화' 했다는데…

국조실은 부처별 평가점수를 공개하진 않았지만 6개 평가부문에서 어떤 성과와 보완 사항을 감안했는지를 정성적으로 열거했다. 우수 등급을 받은 국토부는 국정과제 부문에서 △남북철도ㆍ도로 연결 및 현대화 착공식을 열었고 규제혁신 부문에서 △포괄적 네거티브 규제전환, 신산업 현장애로 해소 △자율주행차 분야 선제적 규제혁파 로드맵 구축ㆍ발표 등을 이끈 것으로 평가했다.

이종성 정부업무평가실장은 "국토부가 9·13 대책으로 집값 안정화에 기여하고 도시재생 뉴딜ㆍ생활SOC(사회간접자본) 사업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집값이 국토부의 대책으로 꺾였다고 보기엔 이른 시점이고 지난해 국토부 조율 사안 중 △KTX 관련 운행사고와 △카풀-택시 논란 등이 미제인 것을 고려하면 정부의 평가가 과연 객관성을 담보할 수 있는지 의문을 갖게 한다.

정부의 평가 체계가 지나치게 주관적이지 않냐는 지적은 다른 부처의 결과에서도 엿볼 수 있다. 통일부는 2017년엔 북핵 위기가 고조돼 과제수행이 미비했다는 이유로 미흡 평가를 받았지만 지난해 대통령과 청와대의 드라이브로 남북관계가 진전되자 우수 등급으로 급상승했다. 구체적으로 △남북정상간 핫라인 연결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등 상시 소통체계를 구축했다지만 이것들이 통일부 주도 사안이었는지는 애매하다는 지적이다.

김완희 평가관리관은 "가급적 외생변수로 인한 평가가 이뤄지지 않도록 내생변수로 인한 상황대처와 과제 수행능력을 짚어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일자리 및 가계소득 '항명'한 통계청은 결국 'C'

차관급 기관 가운데 2017년 우수 등급을 받았던 통계청의 추락은 이런 측면에서 예상(?)된 결과라는 평이 나온다. 정현용 국정과제 관리관은 "통계청이 첫째로 일자리 관련 분기별 지표 과제 수행기간을 지키지 못했고, 둘째로 지난해 연초 가계소득에 관한 모집단을 혼동해 통계의 계속성에 대한 혼란을 일으킨 점이 문제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통계청은 지난해 8월 전 수장이 물러나면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며 사실상 항명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기관이다. 때문에 현 정부가 주창한 소득주도성장의 긍정적인 통계 결과를 부각하지 못해 문책을 받은 거라는 해석도 나온다.

여기에 교육부(사립유치원 사태, 대입제도 개편 등)와 법무부(권력기관 개혁, 과거사 정리, 자치분권 실현 등 주요 개혁입법 지연), 환경부(미세먼지, 생활방사능 등), 고용노동부(일자리 성과부진)가 미흡 등급을 받은 것은 어떻게 보면 당연하지만 이것이 부처만의 책임이냐는 물음도 있다. 차관급 중에서 정부로부터 태양광 비전을 부여받은 새만금개발청과 탈원전을 지시받은 원자력안전위원회의 자력갱생도 묘연하기는 마찬가지다.

국조실은 이번 평가와 관련해 "정부업무평가위원회(공동위원장: 국무총리, 남궁근 서울과기대 교수)에서 심의의결(1.18)하고 평가의 공정성, 객관성을 위해 부문별로 민간전문가ㆍ정책수요자 등 총 540명으로 구성된 평가지원단이 참여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