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멍완저우 인도 요청하겠다"… 캐나다, 美에 답답함 호소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 /AFPBBNews=뉴스1

미국이 캐나다에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의 신병 인도 요청 의사를 밝혔다고 22일(현지시간)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앤메일이 보도했다. 중국은 이에 대해 즉각 반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 측이 캐나다 정부에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를 공식적으로 요청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 미국 측 인사를 만난 데이비드 맥나튼 주미 캐나다대사는 미국의 인도 요청 일정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신청 마감일이 오는 30일까지라고만 밝혔다.


특히 맥나튼 대사는 미국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멍 부회장에게 법을 집행하고 싶어하는 국가는 미국이지만 정작 캐나다가 피해를 보고 있다"면서 "우리의 시민들이 처벌받는 상황이 맘에 들지 않는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미국 측은 중국에 억류된 캐나다인들의 석방을 위해 지속적 압박을 가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멍 부회장에 대한 미국의 신병 인도 움직임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미국과 캐나다가 범죄 인도 시스템을 악용했다"며 "미국은 자신의 실수를 바로 잡고 멍 부회장에 대한 인도 요청을 철회해야 한다"고 반발했다.

미국이 멍 부회장의 신병 인도를 공식적으로 요청하면 캐나다 법무부는 30일 이내에 인도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다만 멍 부회장은 판결에 항소할 수 있다.


앞서 캐나다는 지난달 1일 미국 정부의 요청을 받아 멍 부회장을 체포했다. 멍 부회장은 같은 달 11일 보석으로 풀려났지만 캐나다를 벗어날 수 없는 상황이다. 미국으로부터 대이란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멍 부회장이 미국으로 인도돼 재판을 받고 혐의가 인정된다면 최장 30년의 징역형을 선고 받을 수 있다.

멍 부회장의 체포 직후 중국은 "엄중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캐나다를 비난했으며, 이후 양국의 외교 갈등은 확대돼왔다. 중국은 멍 부회장 체포 9일 뒤 캐나다인인 전직 외교관 마이클 코브릭과 대북 사업가 마이클 스페이버를 국가 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해 구금했다. 지난 14일에는 마약 밀매 혐의를 받고 있는 캐나다인 로버트 세렌버그에 사형을 선고했다.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미국과 유럽, 일본, 호주 등 전 세계 각국에게 중국의 캐나다인 억류를 규탄하고 석방을 촉구하는 데 동참해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22일 전 세계 중국 전문가 및 전직 외교관 141명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억류된 캐나다인의 석방을 촉구했다.

한편 캐나다는 화웨이의 5세대(5G) 네트워크 장비 사용 금지 여부를 놓고 검토 중이다. 캐나다 당국은 이와 관련해 전날인 21일 "캐나다 국익을 최우선으로 판단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면서 "국가 안보 문제를 놓고 타협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중국 측은 "캐나다가 (5G 관련) 현명한 선택을 내리지 않는다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으나, 곧이어 "캐나다 정부의 결정에 개입하려는 것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