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집 키운 하나금투, 해외 투자 '공격 앞으로'

하나금융투자의 IB(투자은행) 부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해 IB그룹에서 130%의 수익 증가를 이뤘다. 올해는 3000억원 수익을 목표로 국내외 투자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 IB그룹의 지난해 수익(수수료+이자)은 1680억원(잠정치)으로 전년(730억원)보다 130.1%증가했다.

올해 IB그룹의 수익 목표치는 지난해보다 78.6% 높은 3000억원으로 잡았다. 목표치를 달성하면 2년 새 311.0%의 수익 성장세를 이루게 된다.

IB그룹은 △자본시장본부 △투자금융1본부 △투자금융2본부 △부동산금융본부 △글로벌사업본부 등 5개의 본부로 나뉘지만, 본부 간에 업무 장벽이 없어 사실상 무한 경쟁 체제다. 수익이 좋은 딜이 있으면 복수의 본부 또는 한 본부 내에 여러 팀이 동시에 입찰에 참여하는 등 연초부터 부서 간에 내부 경쟁도 치열하다.

하나금융투자가 지난해 참여한 해외부동산 투자액은 2조5571억원(10월말 기준, 사회간접자본포함)에 달한다.


올해는 늘어난 자금력을 무기로 IB투자가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총 1조2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자기자본금 규모를 3조2000억원으로 키웠다.

지난해 IB그룹 내에서 590억원(비중 35.1%)의 수익을 냈던 부동산금융본부는 인력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말 33명에서 이달 말에는 46명까지 늘어날 예정이다. 올해 60명~70명까지 인원 확충을 계획하고 있다.

부동산금융본부는 국내외 경계 없이 부동산,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태양광 등 IB의 전 영역의 딜에 참여하고 있다. 부동산금융실은 지난해 전체 부서에서 가장 좋은 실적을 내 경영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다른 증권사 IB담당 임원은 "지난해부터 하나금융투자가 가장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해외 인프라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뿐 아니라 SOC(사회간접자본) 사업 등 종류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국내 증권사 간에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인수가액이 올라가거나 무리한 투자로 리스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가 투자한 해외부동산이 셀다운(인수 후 재매각)이 이뤄지지 않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며 "CEO(최고경영자)의 연임 이슈가 있는 증권사의 경우 단기간에 높은 실적을 낼 수 있는 IB에 집중하는 경향이 더 큰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