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구내식당 직원들 '주걱대신 피켓' 왜?

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

국내 2위 단체급식업체이자 현대백화점 그룹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현대그린푸드 (4,410원 ▼125 -2.76%)가 최근 노사갈등으로 뒤숭숭하다.

현대그린푸드는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등 옛 현대그룹 소속 기업들에 단체급식(구내식당)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현대차 울산공장의 현대그린푸드 소속 직원들이 지난해 노조를 결성한데 이어 쟁의에 나서고 있어서다. 고객사인 현대차 역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2일 현대차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그린푸드 울산현대차 사업장 노조원들은 지난 17일 오전과 오후 2시간씩 기습 파업을 벌였다. 또 19일에는 주말 특근을 거부하고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현대차 직원들 출근시간에 피켓과 플래카드를 들고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시위도 벌이고 있다.

지난해 6월 현대차의 주 52시간 근무제 도입으로 잔업과 특근이 대폭 축소되면서 식당 근무시간도 줄어 임금이 삭감됐다. 이어 현대그린푸드는 임금피크제(만 60세에1년)를 도입했는데 일부 직원들은 사측이 직원들의 동의를 받는 과정에서 강압이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에 반발하는 직원들이 지난해 8월 노조를 설립하고 인금보전과 임금피크제 폐지, 인력확충 등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 울산공장 구내식당 직원 830여명중 230여명이 노조에 가입했다.

현대그린푸드 측은 난감한 입장이다. 타 구내식당에 비해 현대차 울산공장 근무자들의 임금수준이 높아 임금 인상요구를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최대 고객사인 현대차의 눈치를 보고있다. 과거 계열 분리전에는 같은 울타리안에 있었지만 현재는 엄연한 고객사와 협력사 관계여서다. 회사측은 "구내식당 직원들이 파업을 하면 이를 좋아할 고객사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아직까지 파업 참가자가 적고 회사가 대체인력을 투입하면서 급식중단 사태는 없었지만 파업이 길어지면 급식품질과 서비스가 저하될 가능성도 있다. 실제 식당 노조원들의 쟁의를 지켜보는 현대차 직원들의 여론도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그린푸드 측은 "임금피크제 등 노조 요구사항에 대해 합법적 범위내에서 수용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