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 혼란에 군 반란까지…베네수 '전방위' 위기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정정혼란이 이어지는 베네수엘라에서 21일 군인들의 반란까지 일어났다. 군인 반란으로 어수선한 거리 모습. © AFP=뉴스1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재임을 둘러싸고 계속되는 정정(政情) 혼란에 이어 군인 27명이 반란을 시도했다가 진압되는 사태까지 발생했다. 100만%를 넘는 초인플레이션의 경제 상황까지 합쳐져 베네수엘라는 '전방위' 위기를 맞고 있다.

AFP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베네수엘라 군인 27명이 수도 카라카스 북쪽에 있는 사령부에서 반란을 일으켰으나 체포됐다. 이들은 무기 저장고를 약탈한 후 4명의 다른 군인을 인질로 잡고 대치했다. 체포 전 이들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우리는 정권에 대항하는 방위군 소속 직업 군인들이다"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니 거리로 나오라"고 봉기를 호소했다.


이들의 반란은 실패했지만 이후 사령부가 위치한 카라카스 코티자 인근 지역에서는 주민들의 산발적인 항의가 이어졌다. 주민들은 냄비를 두드리면서 '자유!'라고 외치고, 쓰레기에 불을 붙여 도로를 막았다. 봉기를 주도한 군인들을 지지하는 목소리와 함께 여러달 동안 수돗물도 나오지 않는다는 불만의 소리도 터져나왔지만 결국 최루탄을 쏘는 경찰에 진압됐다.

전문가들은 베네수엘라의 경제 붕괴와 공공서비스 붕괴가 주민들을 반란 세력에게 동조하게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고 있다. 현재도 100만%를 웃도는 살인적인 수치인데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베네수엘라 인플레이션이 1000만%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유엔난민기구(UNHCR)와 국제이주기구(IOM)는 지난 2015년 이후 폭력·인플레이션·식량 부족 등의 이유로 자국을 떠난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300만명을 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체 베네수엘라 인구의 12%에 달하는 수치다.

정계는 마두로 대통령을 지지하는 세력과 반대하는 세력으로 확연히 갈라져 있는 상태다. 반정부 운동을 이끌고 있는 후안 과이도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과도정부를 수립하고 새로운 선거를 실시하려는 것을 돕는 군인들에게 관용을 베풀겠다고 말했다. 과이도 의장 측은 지난주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을 압박하는 소규모 집회들을 열었고 1958년 베네수엘라 독재자인 마르코스 페레스 히메네스를 시민들이 몰아낸 날인 오는 23일 전국 규모 파업과 시위를 열 준비중이다.


반면 베네수엘라 최고 헌법기관인 제헌의회 등은 친 마두로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다. 디오스다도 카베요 제헌의회 의장은 의회 내 우파 야권에 대해 '권력을 강탈하려는 세력'이라며 그 지도부는 불법이고 마두로 대통령의 재임을 불법이라고 선언한 것도 무효라고 말했다.

한때 석유수출국기구(OPEC) 부국이던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대통령 집권 후 급격한 경제 붕괴가 이뤄졌다. 그는 지난해 5월20일 저조한 투표율과 부정투표 논란 속에 치러진 대선에서 승리해 재선에 성공했다. 야당 대부분은 투표 결과를 인정하지 않고, 유럽연합(EU)과 브라질, 캐나다 등 세계 각국도 지난 대선의 공정성 문제를 지적하며 마두로 정권의 적법성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미국도 베네수엘라 지도자로 마두로 대신 야권 지도자를 대통령으로 인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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