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운동 발화' 안태근 오늘 선고…직권남용 유무죄 갈린다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준 의혹을 받고 있는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News1 신웅수 기자

(서울=뉴스1) 윤지원 기자 = '미투운동'의 출발점에 섰던 서지현 검사의 성추행 사건 1심 선고기일이 열린다. 지난해 1월 언론 인터뷰를 통해 검찰 내 성희롱과 그 이후 인사 불이익을 고발한 지 약 1년만이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단독 이상주 부장판사는 23일 오후 2시 서 검사를 성추행하고 인사상 불이익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에 대한 1심 선고를 한다.

안 전 국장은 2010년 10월30일 한 장례식장에서 옆자리에 앉은 서지현 검사를 성추행한 의혹을 받았다. 그러나 성추행 의혹은 서 검사가 고소하지 않은 상태에서 공소시효가 만료돼 기소대상에서 제외됐다.

대신 서 검사가 이를 문제 삼으려 하자 안 전 국장이 사건 감찰을 방해하는 데 관여하고, 2014년 4월 정기사무감사와 2015년 8월 정기인사에서 서 검사에게 불이익을 준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다. 구체적으로는 검사 인사 실무자들에게 서 검사의 인사 발령과 관련해 의무에 없는 일을 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사건 쟁점은 서 검사의 통영지청 발령이 인사상 불이익에 해당하는지, 거기에 안 전 국장이 어느 선까지 개입했는지 여부다. 이에 따라 직권남용 혐의 유무죄가 갈린다.

검찰은 안 전 국장이 검찰 인사를 책임지는 검찰국장으로 재직할 당시인 2015년 서 검사가 통영지청으로 발령되는 과정에 안 전 국장이 부당하게 개입했다고 판단했다.

안 전 국장 측은 줄곧 "인사 실무 담당자에게 기준을 위반하라고 지시한 적이 없다" "증거가 없다"는 취지의 입장을 유지했다.

안 전 국장도 결심공판의 최후진술에서 "서 검사의 복무 성적이 좋지 않았고 이에 따라 희망지 고려 순위에서 멀어졌다"면서 "정당하고 통상적 인사"라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서 검사의 평정이 좋지 않았다는 실무자 진술도 제출했다.

반대로 검찰은 공판기일에서 서 검사의 사직을 전제로 한 보고서가 법무부 검찰과 차원에서 작성된 사실을 공개하며 통영지청 발령은 사직을 유도한 인사라고 주장한 바 있다.

또 서 검사에 대한 인사가 경력 검사를 부장검사가 지청장을 맡는 부치지청(여주지청)에서 또 다른 부치지청(통영지청)으로 전보된 유례없는 경우라는 점과 통영지청으로 확정되기 전 인사안이 수차례 바뀐 점도 부당 인사의 정황으로 지목했다.

서 검사 측은 17일 재판이 종결된 후에도 공판재개 신청서를 통해 자신이 받은 좋지 않은 평정에 대해 적극 반박했다. 부당한 상관 지시를 따르지 않거나 육아휴직을 썼다는 이유로 부당한 평점을 받았다고도 주장했다.

재판부가 공판재개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23일 선고기일은 예정대로 열리게 됐다.

앞서 검찰은 안 전 국장을 상대로 "검찰 조직 내에서 성범죄를 당한 피해 여성검사에 대한 우월적 지위를 공고히 하고자 인사권을 남용한 혐의를 안 전 국장은 전면 부인하고 죄를 뉘우치지 않고 있다"며 징역 2년을 구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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