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거래 의혹' 피해 노동자들 "사법농단'몸통 양승태 구속해야"

전국공무원노동조합 법원본부 조합원들이 23일 오전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양승태 전 대법원장 구속 촉구 및 전국민 서명서 제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23/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철 기자 =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사법연수원 2기)이 전직 사법부 수장 출신 최초로 영장실질심사를 받으러 서울 중앙지법에 출석한 23일 오전 양 전 원장의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잇따라 열렸다. 노동자들은 양 전 대법원장을 '사법농단의 몸통'으로 지목하며 법원이 반드시 구속영장을 발부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은 23일 오전 서울중앙지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전 대법원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각종 재판을 지연시키고 전원합의체 판결을 뒤집어 정부에 유리한 재판결과가 나오도록 개입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양 전 대법원장의 범죄가 드러난지 8개월이 지나서야 검찰 소환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며 "사법적폐를 청산하는 길은 준엄한 법의 심판으로 사법농단 세력을 처벌해 무너진 사법정의를 세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공무원노조 법원본부, 공공운수 철도노조, 금속노조 쌍용자동차 지부·콜텍 지회·갑을오토텍 지회,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각각 양 전 대법원장 시절 청와대와 대법원 간 재판거래로 피해를 봤다고 강조했다.

이인근 콜텍지회 지회장은 "2009년 서울고법은 '회사측의 정리해고는 무효'라며 직원들의 손을 들어줬고, 재판부의 특별회계감사조차 긴박한 경영상 사유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그러나 대법원은 '장래에 도래할지도 모를 위기를 대비한 정리해고는 정당하다'고 판결해 직원들은 13년째 거리에 내몰렸다"고 규탄했다.


한정우 갑을오토텍지회 부지회장은 "양 전 대법원장 체제에서 대법원은 2013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그동안 법원 판례에 따라 통상임금으로 인정해왔던 복리후생비, 정기상여금을 하루아침에 날려버렸다"며 "초과노동의 댓가로 받는 통상임금을 재판거래로 빼앗은 양 전 대법원장은 반드시 구속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정오 전교조 위원장은 "양승태 대법원은 자신들이 청와대와 거래해 전교조의 법적 지위를 빼앗았고 그것을 청와대에 치적으로 자랑하는 등 노골적으로 편을 들었다"며 "양 전 대법원장을 구속하고 법의 정의를 되살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조석제 전국공무원노조(전공노) 법원본부장은 "양 전 대법원장의 구속영장을 기각하는 것은 법원조직을 보호하는 처사가 아니다"며 "3253명의 법원구성원과 1만12명의 국민이 참여한 양 전 대법원장 구속촉구 서명을 영장재판부에 의견서 형식으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중앙지법은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52·27기) 심리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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