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르노, 곤 회장 결국 교체…24일 이사회서 결정할 듯

/사진=뉴스1

카를로스 곤에 대한 의리를 보여왔던 르노가 결국 회장 교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4일 르노 이사회 개최가 공식 확인된 가운데 이 자리에서 후임자 내정이 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2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오는 24일 오전 9시(현지시간), 르노 자동차는 이사회를 소집해 곤 르노 회장 겸 대표이사의 후임을 지명한다. 이날 로이터가 인용한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르노의 새 회장으로는 타이어 제조업체 미셰린의 장 도미니크 세나르 대표가, 새 대표로는 현재 대표대행을 맡고 있는 티에리 볼로레도 가 내정될 예정이다. 곤 회장 역시 르노의 회장 겸 대표직에서 사임하는데 동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르노는 24일 이사회가 열린다는 사실은 공식 확인했지만 그 외 이사회 안건이나 곤 회장 교체 등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르노의 곤 회장 교체 결정은 곤 회장의 일본에서의 구금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7일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프랑스 정부는 르노 측에 이사회를 열어 곤 회장의 후임을 결정할 것을 촉구했다. 프랑스 정부는 르노 지분 15%를 보유중이다.


브뤼노 르 메르(Bruno Le Maire)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도 비슷한 시기, 프랑스 라디오 방송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단계로 나아갈 필요가 있다"며 "르노에 견고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곤 회장은 지난해 11월, 보수 축소 기재 혐의, 회사 자금 유용, 탈세 등의 혐의를 받아 일본 검찰에 체포됐고 현재까지 구금돼 있다. 도쿄지방법원에 두 차례 보석 신청을 했지만 모두 기각돼 3월까지 구금생활을 이어갈 전망이다. 곤 회장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 뿐 아니라 미쓰비시와 닛산 자동차는 지난해 말, 곤 회장의 혐의가 불거진 이후 즉각 이사회를 열어 해임을 결정했다. 이번 르노의 결정으로 인해 곤 회장은 사실상 자신이 맡았던 3개 회사에서 모두 직을 내려놓게 된다.

곤 회장은 자동차 업계에선 신화로 여겨질 만큼 입지전적인 인물. 미쉐린 입사를 시작으로 자동차 업계에 몸담은 그는 35세 나이로 북미 미쉐린 최연소 CEO에 올랐다. 1996년에는 르노에 부사장으로 영입됐고 1999년 파산 위기에 처한 닛산에 파견돼 이 회사를 기사회생시킨 공로를 인정받아 닛산 회장직에도 올랐다.

미쓰비시 자동차는 2016년 연비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르노-닛산 얼라이언스에 편입됐다. 당시 닛산은 미쓰비시 주식 34%를 사들였으며 이후 곤 회장은 르노와 닛산은 물론 미쓰비시의 회장직을 겸임했다.

한편 로이터는 이번 르노의 신임 회장 내정으로 르노와 닛산 간 긴장이 완화될 것으로 봤다. 르노 경영진 및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닛산의 동맹관계를 공고히 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