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마켓 소비자피해시 마켓책임 어디까지? 찬반론 가열

전자상거래법 전면개정토론회 /사진제공=한국온라인쇼핑협회

포털이나 오픈마켓 등 온라인플랫폼에서 거래한 상품에 문제가 발생하면 플랫폼 업체도 책임을 져야할까? 관련 입법이 추진되는 가운데 찬반의견이 맞섰다.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한국소비자연맹이 공동 주최해 열린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 법률안 토론회'에서 온라인쇼핑업계는 "전부개정안은 충분한 논의를 거치지 않아 문제점이 많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토론회에는 한국온라인쇼핑협회와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소비자원과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전자상거래법은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으로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해말 '전자상거래법 전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다.

김윤태 온라인쇼핑협회 부회장은 "소비자보호라는 개정안의 취지는 통신판매중개업자의 자율적인 노력을 통해 달성할 수 있다"며 "통신판매중개업자(플랫폼 기업)에 과도한 책임을 지우는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할 경우 전자상거래 시장의 진입장벽이 높아져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을 가로막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일자리가 줄어드는 등 제2의 최저임금 급속인상 사태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논의된 개정안은 포털쇼핑, 배달앱, 오픈마켓 등 온라인중개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에 피해가 발생할 경우 상품공급자 뿐 아니라 플랫폼을 제공한 기업들도 책임을 지게끔하는 내용이 골자다.


온라인쇼핑업계에서는 전자상거래법이 지난 16년간 14차례 개정이 이루어졌으며, 개정 때마다 외부 연구용역 및 관련 업계, 학계, 법조계의 자문 등을 거쳐왔지만 이번 개정의 경우 이전과 달리 아무런 절차나 검증 과정 없이 진행됐다는 점을 지적했다. 통신판매업자와 통신판매중개업자에 동일한 책임을 부과하게 되면 중개업체들은 불가피하게 영세 소상공인들을 피하게되면서 진입 장벽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왔다.

박성호 인터넷기업협회 사무총장은 "온라인 플랫폼을 제공하는 기업에 모든 책임을 지우려는 이번 개정안이 시행되면 가뜩이나 기존 규제로 인해 어려운 사업환경 속에서 신음하고 있는 수많은 스타트업들은 더욱 어려운 환경에 놓이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해외 입법례를 살펴봐도 통신판매중개업자에게 통신판매업자와 동일한 책임을 강요하는 사례는 찾아보기 어렵고 대부분 국가에서는 소비자에게 거래의 책임 당사자에 대해 명확하게 고지하는 방법으로 소비자 보호를 하고 있다고 업계는 지적했다.

늘어나는 온라인쇼핑 피해사례 등에 대해 고심이 깊은 소비자단체의 경우 법 개정을 환영한다. 다만 파격적인 개정안인만큼 향후 법 적용시 무리가 없도록 의견수렴을 더욱 철저히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모바일 시장의 확대, 플랫폼 영향력 강화 등 시장 변화를 고려할 때 법체계를 전면적으로 개정하는 것은 매우 필요한 작업"이라며 "일부 조항의 경우 논란은 있지만 소비자 문제와 피해에 대해 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해 소비자를 보호하겠다는 의지와 방향성에 있어서 대체적으로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향후 법안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시장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검토하는 과정이 더 충실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장은 이자리에서 "2002년 관련법이 제정된 이래 기존 진행된 법개정 만으로는 시대 변화를 따라가기 불충분해 새로운 형태 소비자 피해가 생겨나고 있다"며 "전자상거래법 전면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