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없는' 비행기 택시 시대 오나…보잉, 시범비행 성공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23일(현지시간) 보잉은 무인이동체 시제품이 이·착륙 시범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사진=보잉

세계 최대 항공기 제작업체 보잉이 '날아다니는 택시'(에어 택시) 항공기 시험 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2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보잉은 이날 미국 버지니아주 마사나스에서 자율비행항공기(PAV) 시제품의 이·착륙 시범 비행을 진행했다.

보잉이 공개한 시범 영상에서 이 PAV는 수직으로 이륙해 상공에 잠시 머무른 후 다시 수직으로 착륙했다. 이 시제품은 길이 9.1m, 너비 8.5m의 크기로, 전기배터리를 이용해 최대 80km를 이동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이번 시범 비행은 1분 간 짧게 진행됐으며 보잉은 추후 이륙 후 PAV를 앞으로 추진하는 실험에 나설 예정이다.

보잉은 이 PAV를 추후 우버의 날아다니는 택시 서비스인 '우버 에어'에 활용할 계획이다. 우버는 2023년까지 우버 에어 서비스를 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그레그 히슬롭 보잉 최고기술경영자(CTO)는 이날 성명을 내고 "(에어 택시) 개념을 설계한지 1년 만에 시제품을 만들어 냈다"고 밝혔다. 데니스 뮐렌버그 보잉 최고경영자(CEO)도 "(이번 시범 비행은) 안전한 도시 비행 수단을 갖추는데 중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WSJ는 "보잉이 첫 시범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에어 택시) 경쟁에 불이 붙었다"라고 분석했다. 유럽의 에어버스는 이미 여러 에어 택시 사업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에는 1인용 무인항공기인 '바하나'의 시범 비행에 성공했고, 올해 내로 다른 무인항공기인 '시티 에어버스'의 시범 비행에 나설 예정이다. 헬리콥터 제작사인 텍스트론의 자회사 벨도 이달 초 개최한 세계가전전시회(CES)에서 우버와 함께 자사 에어 택시 모델을 공개했다. IT 대기업 인텔도 우버에 맞서 여러 에어 택시 사업에 투자 중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자율주행자동차로 인한 사고로 자율주행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에어 택시'의 실제 상용화에도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WSJ는 최근 런던과 뉴욕의 공항에서 원격조종 드론이 등장하면서 비행기가 지연됐다며 "자율비행항공기가 기존 비행 시스템과 충돌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이어 "(에어 택시) 시범을 모두 마쳐도 지자체 관계자와 안전 관리자들의 승인을 받기 까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