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에 편중된 수출, '신남방'으로 눈 돌리자"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신남방 비즈니스 연합회 회장으로 추대돼 연합회 출범선언과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한국무역협회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의 38.8%가 중국과 미국에 편중됐다. 이제는 신(新)남방으로 눈을 돌려야 할 때다"

'신남방 비즈니스 연합회'(이하 연합회) 회장으로 추대된 김영주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24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연합회 출범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연합회는 우리 기업의 신남방(동남아시아, 인도 등)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무역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제단체와 업종별 협회, 공공지원기관 등 21개 협회·단체가 참여해 발족했다.


출범식에는 김 회장을 비롯해 김현철 청와대 경제보좌관 겸 신남방정책특별위원회 위원장, 연합회 참여 인사들이 자리했다.

김 회장과 김 위원장은 언론브리핑과 출범식 인사말을 통해 우리 기업의 신남방 진출이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미국과 중국의 통상분쟁 등 어려운 여건에서 우리나라 수출이 미국·중국에 너무 몰려있다"면서 "연 5%씩 성장하는 신남방으로 눈을 돌려 수출을 다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연합회의 줄임말이 의미가 있다면서 신남방 진출이 '블루오션'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젊은 친구들이 신남방 비즈니스 연합회 이름을 줄여서 '신비연'이라고 하더라"면서 "신비한 인연 또는 새로운 빛이 될 연못이라는 표현으로 그 자체가 신남방이 블루오션인 걸 상징하는 듯 하다"고 말했다.


이어 "신남방 정책은 3P(People, Prosperity, Peace) 전략, 즉 인적교류와 경제협력, 평화협력으로 대변된다"며 "내년까지 1500만명의 인적교류를 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신남방 국가 전체 11개국 순방을 마치면 내년까지 2000억달러 교역목표도 무난히 달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신남방에 한국 기업이 8000개 이상 진출해 있고 앞으로 진출하려는 기업도 많은 만큼 연합회가 애로사항을 해결할 주요 창구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또 연합회 출범 전 기업들과의 간담회에서 금융 부문에 애로사항을 많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진출 정보공유에 대한 어려움도 많이 호소했지만, 해외로 나가면 정부의 (금융 지원이 끊어진다는 이야기가 많았다"며 "2022년까지 1조원의 금융 해외보증 기금을 마련하기로 했다"고 소개했다.

그는 수출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반도체 경기가 꺾이며 수출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는 진단에 그는 "우리나라 무역에서 반도체 산업 의존도가 약 20% 정도로 높지만 나머지 80% 산업도 잘 되고 있다"면서 "(반도체는) 삼성전자도 밝혔듯 현재는 단가가 30% 정도 빠질지 모르지만 하반기부터 물량 조정을 하면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이어 "8대 신산업 수출 비중이 많이 늘고 있고 지난해만 해도 중소기업 수출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며 "수출산업에서 새로운 싹들이 자라나고 있어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줄 왼쪽부터) 코트라 권평오 사장, 한국섬유산업연합회 성기학 회장, 김현철 위원장, 김영주 회장, 전국은행연합회 김태영 회장,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박기영 회장. /사진제공=무역협회

앞으로 연합회는 우리 기업의 신남방 시장 개척 지원, 무역·서비스 진출 과제 발굴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김 회장이 회장으로 추대됐고, 코트라와 신남방정책추진단이 공동간사를 맡았다. 반기별 전체회의와 분기별 실무회의 개최를 원칙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공동 간사기관인 코트라는 아세안 진출을 희망하는 중소기업을 위한 '아세안 데스크'(ASEAN DESK)를 올 상반기 중 신설하기로 했다. 현지기업 연결, 투자진출 상담, 법률·세무·노무 등 전문서비스를 제공하는 부서다.

연합회는 신남방 현지 정보와 정착 비결을 국가별 사례 위주로 제공하는 사업환경 안내서 겸 대(對)정부 정책제안서도 올해 안에 발간할 예정이다.

또 한-아세안 정상회담과 맞물려 아세안 신흥 유망기업들과 전자상거래, 모바일 비즈니스 등 디지털경제 분야의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는 '신남방 디지털경제 국제포럼'(가칭)도 연합회 주도로 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