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장비투자 40% 축소…반도체 수요, 하반기 회복"

SK하이닉스 (171,000원 ▼600 -0.35%)는 올해 미중 무역갈등과 글로벌 IT업계의 경기둔화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성장률이 전년 대비 대폭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하며 설비투자 규모를 대폭 줄이겠다고 밝혔다. 올해 하반기부터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는 24일 지난해 4분기 잠정실적 발표 직후 진행된 컨퍼런스콜에서 "올해 장비 투자금액은 작년보다 약 40%가량 축소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설비투자 규모는 17조원으로 충북 청주의 M15 신규 팹 완공과 중국 우시 공장 확장 등에 따라 전년보다 크게 늘린 바 있다.


이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40조4451억원, 영업이익 20조843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34.3%, 51.9%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기준 영업이익은 4조4301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1.6% 감소한 '어닝 쇼크'를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설비투자(CAPEX) 감소에 대한 보완투자나 공정전환 속도 조절로 당초 계획보다 투자를 더 줄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M15와 우시 공장의 램프업(생산량 확대) 속도도 시황에 따라 유연하게 조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회사의 미래 성장 기반을 위한 연구개발(R&D)이나 M16 신규 팹 건설 등을 위한 투자는 축소하지 않고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실적 급감에 대해 "메모리 반도체 수요를 견인하던 서버 고객의 데이터 투자가 감소하고 하이엔드 스마트폰이 기대에 못 미쳐 수급 변화의 속도와 폭이 예상보다 빠르고 커졌다"고 밝혔다. 인터넷데이터센터(IDC) 업체들이 D램 가격에 부담을 느끼고 기존 데이터센터 최적화에 나서면서 시장이 급격하게 위축됐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또 "4분기 일회성 비용이 상당히 발생했다"며 "지난해 10월 M15 팹 클린룸 오픈에 따라 손실이 발생했고, 연간 경영 실적 호조에 따른 일회성 인건비도 반영됐다. 지난해 4분기 낸드플래시가 저조한 영업수준을 기록했지만 일시적 비용상승 요인을 제거하면 영업흑자를 거둔 것으로 본다고도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향후 거시경제 불확실성 등으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률 감소는 불가피하지만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회사측은 "올해 D램 수요 성장률은 작년보다 낮은 10% 중후반 수준이 예상되고, 낸드연간 수요 성장률을 30% 중반대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반도체 상·하반기 수요는 45대 55 또는 40대 60의 비율로, 하반기로 갈수록 점차 개선될 것이란 전망이다. 신규 CPU(중앙처리장치)에 따른 고용량 모듈 수요 증가로 재고조정이 시작된 지 2~3분기가 지난 올해 하반기부터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서버 D램 빗그로스(비트 단위 출하량 증가율)는 20% 중후반대를, 모바일 D램은 10% 후반대를 예상했다. 지난해 예상치인 30%, 20%보다 낮춘 수치다.

다만 회사측은 낸드 감산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증가하는 재고 수준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라며 ”판매 빗그로스가 생산 빗그로스보다 높게되는 상황으로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