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만든 넷플릭스, 韓 콘텐츠 투자 이유 물으니...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이 24일 오전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를 강화하며 한국 시장 공략에 대대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넷플릭스발 미디어 시장 재편도 가속화될 전망이다. 그러나 망 사용료와 국내 법 규제 이슈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넷플릭스는 24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총 200억원이 투자된 6부작 드라마 ‘킹덤’을 시작으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를 차례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25일 오후 5시부터 공개되는 ‘킹덤’은 조선시대 ‘좀비’를 소재로 만든 시리즈물. 한국어 뿐 아니라 27개 언어로 된 자막과 영어·불어·독어·일어·중국어·터키어 등 12개 언어 더빙 동영상으로 제작돼 서비스된다. 이외 ‘좋아하면 울리는’, ‘첫사랑은 처음이라서’, ‘범인은 바로너 시즌2’ 등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도 차례로 선보일 예정이다.

넷플릭스는 2017년 봉준호 감독 영화 ‘옥자(579억원)’를 시작으로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규모를 늘려왔다. 지난해 5월에는 싱가포르에 있던 ‘한국 콘텐츠팀’ 근무지를 서울로 옮겼다. 한국 오리지널 제작 콘텐츠 발굴에 보다 힘을 쏟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 한국형 오리지널 콘텐츠를 통해 한국 이용자뿐 아니라 한류 콘텐츠 영향권에 포함된 아시아 시장을 동시에 공략하기 위한 포석이다. 김민영 넷플릭스 한국 콘텐츠총괄 디렉터는 “한국 콘텐츠는 전세계, 특히 아시아에서 인기가 많다”고 소개했다.

한층 업그레이드된 동영상 시청 기술 경쟁력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최근 업그레이드된 ‘다이나믹 옵티마이저 인코딩(Dynamic Optimizer Encoding)’ 기능이 대표적이다. 올해부터 넷플릭스 모든 콘텐츠에 적용된 동영상 파일 압축 기술이다. 한 콘텐츠 안에서도 장면마다 압축 용량을 달리한 화면이 이용자들에게 전달된다. 가령, 같은 영화에서 도로 추격 및 폭발 장면 파일 압축은 상대적으로 적게 하고, 가만히 앉아 대화하는 장면의 파일 압축을 많이 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되면 화질 변화 없이 최소한의 데이터로 양질의 콘텐츠를 볼 수 있다고 넷플릭스는 설명했다.

제시카 리 넷플릭스 아시아태평양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은 이날 “한국에 진출한 지 4년차로, 넷플릭스가 한국서 무엇을 할 수 있을 지 보여줄 것”이라며 한국 시장에 대한 공격적 행보가 진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국내 통신사업자들과의 망 사용료 지급 협상이나 규제 무임 승차 논란 등 현안 이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망 사용료 문제와 관련, 제시카 리 부사장은 “한국 (미디어 시장) 생태계와 함께 협력해 나가는 것과 고객들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넷플릭스에게는 중요하다”면서도 “상세한 부분을 공유해드리기 어렵다”고만 답했다. 국회에서 제기되고 있는 방송법 규제 편입 움직임에 대해서도 “법 개정이 논의되고 있는 상황이라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했다.

최근 미국 시장에서 논란을 빚고 있는 월정액 요금 인상 조치에 대해서는 “한국 지역내 요금 인상 계획은 당분간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