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표준주택 공시가 9.13% 올라... 용산·강남 35%↑

사진=국토교통부

올해 전국 22만가구의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이 전년대비 9.13% 올랐다. 당초 인상안이었던 10.23%보다 소폭 하향 조정됐지만 역대 최고 인상률이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17.75% 올라 가장 높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년도 표준단독주택가격 현황'에 따르면 올해 전국 평균 인상률은 2005년 주택에 대해 건물과 부속토지를 함께 평가, 가격을 공시하는 '주택가격공시제도'가 도입된 후 최고치다.

인상률이 가장 높은 용산구(35.40%)를 비롯해 강남구(35.01%) 마포구(31.24%) 서초구(22.99%), 성동구(21.69%) 등 서울 지역 상승률이 높았다. 지역별 인상률은 서울에 이어 대구(9.18%) 광주(8.71%) 세종(7.62%) 제주(6.76%) 부산(6.49%) 경기(6.20%) 등의 순으로 높았다. 전국 250개 시·군·구 중 평균 이상 오른 지역은 28곳이다.

반면 조선·해양플랜트 사업 부진으로 타격을 받은 경남 거제시(-4.45) 경남 창원마산 회원구(-4.11%) 창원 의창구(-3.97%) 창원 진해구(-3.83%) 등과 한국GM 공장 폐쇄 영향을 받은 전북 군산시(-3.69%)는 공시가격이 하락했다.

공시대상 표준단독주택 22만가구 중 3억원 이하는 전체 87.6%인 19만2606가구를 기록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3억원 초과 6억원 이하 2만743가구(9.4%) △6억원 초과 9억원 이하 3639가구(1.7%) △9억원 초과 3012가구(1.4%) 등이다.

제공=국토교통부

가장 비싼 표준주택인 이명희 신세계 회장 소유 서울 용산구 한남동 단독주택은 올해 공시가격이 270억원으로 책정됐다. 전년(169억원)대비 59.7% 뛰었다. 가장 가격이 낮은 곳은 전남 신안군 흑산면 마리길 소재 주택으로 공시가격은 전년대비 1.9% 오른 158만원이다.

고가 단독주택의 인상률이 높은 이유는 정부의 공시가격 현실화 방침 때문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공시가격이 유형·지역·가격대별로 불균형이 커 그동안 여러 차례 공시가격의 형평성을 제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며 "공동주택보다 단독주택이, 가격대가 높을수록 시세반영률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 이를 빠른 속도로 상향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울산의 시세 5억8000만원짜리 아파트 공시가격은 4억2000만원인데 비해 서울 마포의 시세 15억1000만원짜리 단독주택 공시가격은 3억8000만원이었다.

시세 대비 공시가격 평균 현실화율은 지난해 51.8%에서 올해 53.0%로 상향 조정했다. 중저가 부동산은 시세상승률 수준만 반영해 점진적 현실화를 추진, 서민과 중산층에 대한 영향을 최소화하겠다는 게 정부 방침이다. 전체 표준주택의 98.3%를 차지하는 시세 15억원 이하 주택은 공시가격 변동률이 평균 5.86%로 전체 평균보다 낮다.

정부는 공시가격 인상에 따른 복지수급 영향 최소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료는 '소득 중심 부과체계 개편 방향성'에 맞춰 재산보험료 비중이 지속적으로 줄도록 제도를 검토하고 2020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을 조정키로 했다. 국가장학금 소득구간 산정 방식 등을 개선하고 재산세 분납 기준액 완화와 1주택 장기보유 고령자의 세부담 상한 특례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표준단독주택 공시가격은 이달 25일 관보에 고시된다. 다음달 25일까지 이의신청을 거쳐 오는 3월20일 확정 공시된다. 표준지 공시지가 공시는 2월 13일,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4월 30일 각각 공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