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률형아이템 규제 강화될까…이번주 '분수령'

게임업계가 확률형아이템 규제를 둘러싼 정부 당국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확률형아이템에 대한 규제방안이 마련될 경우 상당한 매출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게임위 규제 입장 밝힐까… 규제 검토하는 이유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게임위는 31일 신년 기자간담회를 개최한다. 올해 게임위의 주요 정책과 성과를 소개하는 자리다. 업계의 관심사는 게임관리위가 확률형아이템 규제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힐 지 여부다.


게임위가 지난해 용역 연구한 '확률형아이템 청소년 보호 방안'에 게임등급 심사와 확률형아이템을 연계하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확률형아이템 포함 시 청소년이용불가 등급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규제하려는 것 아니냐고 우려하고 있다. 게임위 관계자는 이런 우려에 대해 "아직 정해진 바 없다"며 말을 아꼈다.

확률형아이템은 일정 대가(현금 또는 게임머니)를 지불한 뒤 사전에 설정된 확률에 따라 무작위로 아이템, 캐릭터 등을 얻을 수 있는 수익모델이다. 일종의 뽑기 아이템으로 매우 낮은 희귀 아이템 확률로 게이머들의 과도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확률형아이템은 게임시장의 수익창출 구조가 정액제에서 부분유료화 모델로 재편되면서 주요 수익모델로 자리잡았다.

게임사들은 지속적인 사행성 논란과 입법규제 압박에 휩싸이자, 한국게임산업협회 주도로 2015년부터 자율규제를 시행했다. 하지만 자율규제 미준수 시 패널티가 불분명하고, 외산 게임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면서 실효성 논란에 시달렸다. 일부 국내 게임사들도 확률형아이템과 관련해 법적 처분을 받기도 했다. 획득 확률과 기간 관련 정보를 허위로 표시한 넥슨과 넷마블, 넥스트플로어는 지난해 4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시정명령과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현재 자율규제는 학계와 업계가 참여한 독립기구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GSOK)에서 주관한다.


◇게임업계 매출 및 경쟁력 저하 우려… 자율규제 '존중'해야= 게임사들은 게임위가 게임등급 심사와 연계한 확률형아이템 규제를 도입할 경우 게임업계에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보고있다. 미성년자 대상 게임에서 수익창출이 어려워질 뿐 아니라, 재미요소가 사라져 게이머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6월 기준 매출 상위 PC·모바일게임 200종 중 128종이 확률형아이템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황성익 한국모바일게임협회장은 “확률형 아이템 규제가 도입되면 게임을 개발 중인 업체들 입장에서는 혼란이 클 것”이라며 "해외 게임물과의 역차별 논란도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국내 게임사 관계자는 "확률형 아이템이 수입원이기도 하지만 게임에 재미를 더해주는 역할도 분명히 있다"며 "확률형 아이템을 지나치게 규제하면 이런 재미가 반감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계의 자정노력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층 더 강화한 자율규제를 GSOK 주도로 시행한 지 채 3개월도 되지 않았기 때문. GSOK 관계자는 "강령 기준에 따라 효율적인 모니터링을 진행하기 위해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며 "현재의 틀 안에서 자율 규제가 정착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지켜보는 시간도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