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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날 방에서 담배를…"싫어도 말 못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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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날 방에서 담배를…"싫어도 말 못하고"

머니투데이
  • 남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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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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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들 다 모일 때 '명절 흡연' 스트레스…아이들 있어도 아랑곳 않고 꿈뻑꿈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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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직장인 이미소씨(34·가명)는 '명절 스트레스'가 따로 있다. 남들은 잔소리 들으랴, 전 부치랴, 이런 것들이 싫다는 데, 이씨는 '흡연'이 제일 골치다. 지난해 추석 땐 식구들 중 한 명이 방에서 담배를 태우는 통에, 화가 머리 끝까지 났다. 입고 있던 니트에 배어버린 담배 냄새를 없애다, 옷을 그냥 갈아입어 버렸다. 이씨는 "지금은 그나마 참고 넘기면 되지만, 앞으로가 걱정"이라며 "임신하고, 또 애를 낳으면 담배 연기를 어떻게 감당할 지 모르겠다"고 걱정했다.

설 명절, 가족들이 피우는 '담배 연기'가 싫다며 비흡연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시가·처가 식구들 중 일부 흡연자 때문에 생기는 간접 흡연 스트레스다. 특히 방 안이나 화장실 등 실내서 피우기라도 하면 피할 곳도 없어져 더욱 괴롭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지 말아달라 하면 껄끄러워질까 두려워 비흡연자들이 그냥 참는 경우가 대다수다.

비흡연자들이 감내하는 스트레스는 상상 이상이다. 주부 송혜정씨(41)는 '골초' 시아주버님(남편의 형) 때문에 걱정이다. 겨울이라 날씨가 추운 설이면 아파트 베란다에서 담배를 피운다. 창문을 열어 놓는다고 하지만, 담배 연기가 고스란히 집으로 들어온다. 송씨는 담배 연기를 무척 싫어하지만, 가족들이 다 모인 자리라 어떻게 할 수도 없다. 시가 식구들은 "담배 좀 끊으라"고 핀잔을 주고 말뿐, 이를 제지하지도 않는다. 송씨는 "남편은 그냥 잠깐 참고 말라고 하지만, 비흡연자 입장에선 그것도 너무 힘들다"며 "명절이 다가오면 며칠 전부터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토로했다.
명절 날 방에서 담배를…"싫어도 말 못하고"

아기나 어린 자녀가 있는 경우엔 더 극심하다. 비흡연자인 직장인 노현석씨(39)는 명절에 처가에 갈 때면 형님(아내의 오빠)의 흡연 때문에 괴롭다. 집 앞 복도서 담배를 피우는데, 현관 문 틈 사이로 냄새가 다 들어온다. 그 뿐 아니라, 워낙 골초인 탓에 담배 잔내가 몸에 늘상 배어 있다. 노씨는 과거에 흡연을 했던 적이 있어 참고 말지만, 딸(3살)과 아들(5살)이 걱정이다. 애들이 코를 움켜쥐기라도 할 때면, 속상해서 방 밖으로 데리고 나가 버린다. 노씨는 "성인에게도 간접 흡연이 안 좋은데, 아이들은 오죽하겠느냐"며 "기본적인 예의를 좀 지켰으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다수는 이 같은 흡연 스트레스를 표현하지도 못한다. 그저 속병만 앓을 뿐이다. 직장인 이현주씨(36)는 "시가 식구들 중 누군가가 화장실에서 담배를 피운 적이 있는데, 화가 머리 끝까지 났지만 차마 말하지 못했다"며 "괜히 얘기했다가 사이가 불편해지면 어떡하느냐"고 했다. 주부 권모씨(33)도 "명절이라 오랜만에 본 식구들인데, 담배 가지고 혹시나 얼굴 붉힐까봐 그냥 참고 마는 편"이라며 "혼자 속앓이하려니 맘이 계속 안 좋다"고 했다.

간접흡연 위험성은 다양한 연구 결과로도 뒷받침 된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간접 흡연에 오래 노출될 경우 그렇지 않은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발생 위험이 20~30% 정도 증가한다. 특히 간접흡연을 통해 맡는 연기는 저온서 불완전한 상태로 연소된 것이기 때문에 흡연자가 직접 내뿜는 연기보다 더 안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동남권원자력의학원이 식도암, 두경부암, 췌장암 환자 8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2명(7.4%)은 간접 흡연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 남형도
    남형도 human@mt.co.kr

    쓰레기를 치우는 아주머니께서 쓰레기통에 앉아 쉬시는 걸 보고 기자가 됐습니다. 시선에서 소외된 곳을 크게 떠들어 작은 변화라도 만들겠다면서요. 8년이 지난 지금도 그 마음 간직하려 노력합니다. 좋은 제보 언제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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