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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서로 다른 대통령 찍었는데…" 설연휴 '정치' 얘기 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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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재현 이코노미스트
  • 2019.02.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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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보고 크게놀기]사람은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을 믿지, 남이 옳다고 설득하는 사실을 믿지 않는다

[편집자주] 멀리 보고 통 크게 노는 법을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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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머니투데이 포토데스크, 그래픽=김지영 디자인기자
설날 연휴에 고향에 내려가는 사람이 하지 말아야 할 게 있다. 정치성향이 다른 부모님과 정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즐거운 명절에 기쁜 마음으로 고향에 가서 반가운 부모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면 되지 정치 얘기로 서로 낯을 붉힐 필요는 없다. 필자는 명절 때 고향에 가도 아버지와 정치 얘기는 절대 하지 않는다.

1997년 15대 대선부터 2017년 19대 대선까지 지방에 거주하시는 아버지와 필자는 한번도 같은 대통령 후보에게 투표해본 적이 없다. 처음에는 아버지를 설득하려고 했지만, 탄핵 후 실시된 지난 대선에서도 아버지가 다른 후보를 찍자 필자는 아버지 설득을 깔끔히 포기했다.

정치는 이성의 문제라기보다는 감성의 문제다. 사람들은 자신이 믿고 싶은 사실을 믿지, 남이 옳다고 설득하는 사실을 믿지는 않는 경향이 있다. 팩트체크도 별 도움이 안 된다. 서로 '팩트'를 주장한다. 사람들은 수많은 사실 중에서 자신의 의견을 합리화할 수 있는 사실에 선택적으로 노출되고 선택적으로 기억하기 때문이다.

과거 미국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부통령을 했던 딕 체니의 예를 들어보자. 딕 체니는 호텔에 투숙하면 항상 몇 가지 요구를 했다고 한다. 다이어트 스프라이트 음료 네 캔과 디카페인 커피 한 포트를 가져다주고 객실 온도는 20도로 유지하고 모든 TV를 친(親) 공화당 뉴스채널인 폭스뉴스에 맞춰달라는 요구다.

딕 체니는 자신의 견해와 비슷한 폭스뉴스만 보면서 다양한 견해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는 선택적 노출을 택한 것이다.

미국 에머리대 심리학 교수인 드루 웨스턴이 행한 연구결과도 재밌다. 웨스턴 교수는 열성적인 민주당원들과 공화당원들에게 각각 설문자료를 배포하고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장치를 이용해 선택적 노출과 선택적 기억 현상을 실험했다.

설문자료에는 과거 민주당과 공화당의 대통령 후보들과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후보들이 주장한 모순되는 내용들이 포함돼 있었다. 당원들은 반대당 후보의 주장에 대해서는 불일치율 평가에서 4점 만점에 거의 4점을 줄 정도로 쉽게 모순점을 찾아냈다.

그러나 자기 당의 후보가 모순되는 주장을 했을 때는 불일치율 평가 점수가 약 2점에 불과했다. 최소한의 모순점밖에 찾아내지 못한 것이다. 민주당원과 공화당원 모두 중립 후보들의 모순되는 주장에는 강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실험과정에서 뇌를 기능적 자기공명 영상장치로 촬영한 영상결과도 동일했다. 참가자들이 동의하지 않는 정보를 봤을 때는 의도적 합리화(motivated reasoning)를 담당하는 뇌 회로가 비활성화 상태였다.

하지만 원하는 내용을 봤을 땐 그들의 뇌는 긍정적인 감정을 활성화시켰다. 결국 참가자들의 뇌는 이미 믿고 있는 것을 강화시키는 역할을 했다.

정치성향이 다른 사람을 설득하기 어려운 이유는 이와 같은 의도적 합리화 때문이다. 의도적 합리화는 감정에 기반한 의사결정 현상이다. 사람들은 명백한 증거에도 틀린 믿음을 형성하고 이를 고집하기 십상이다.

또한 사람들은 이성적으로 합리적인 정보를 탐색하기보다는 그들이 기존에 믿고 있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찾는다. 카톡과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서 유통되는 수많은 가짜 뉴스도 이렇게 보면 이해가 쉽다. 막대한 수요가 있기 때문에 이런 가짜 뉴스가 생성되고 확산되는 것이다.

설날 연휴 고향에 내려가서 오랜 만에 부모님을 만난다. 제사 지내고 떡국 맛있게 먹되 괜한 정치 이야기로 분위기는 망치지 말아야겠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2월 4일 (18:0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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