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통합검색

'이영자픽 국밥' 있는 곳…덕평휴게소 알바 해보니

머니투데이
  • 이영민 기자
  • 이강준 기자
  • 이지윤 기자
  • VIEW 550,216
  • 2019.02.06 06:00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블로그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글자크기조절
  • 댓글···

[설연휴 극과극 알바 풍경]'전국 매출 1위' 덕평 알바 체험기…어린 고객 "토끼가 왜 저렇지?"

2일 경기도 이천시 덕평자연휴게소에서 테이블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이지윤 기자
2일 경기도 이천시 덕평자연휴게소에서 테이블을 점검하는 모습./사진=이지윤 기자
"하이패스 충전하는 곳이 어디예요?"

'덕평직원'이라 적힌 파란 옷을 입은 지 10분만에 위기가 찾아왔다. 모른다고 답하려던 찰나 1시간 전 배운 '3금(禁) 수칙'이 떠올랐다. 휴게소 직원은 고객에게 '안돼요', '몰라요', '없어요'라는 부정어를 쓰지 않는다는 규칙이다. 당혹감을 숨긴 채 고객을 종합안내소로 안내하고 한숨을 돌렸다.

◇'귀성길 쉼터' 휴게소, 24시간 쉼 없는 일터=설 연휴가 시작된 이달 2일 오전 8시30분 경기도 이천시 영동고속도로에 있는 덕평자연휴게소에 도착했다. 귀성길 쉼터였던 휴게소지만 오늘만큼은 일터였다. 생애 첫 휴게소 아르바이트(알바)에 도전하는 두 기자의 출근길엔 설렘과 걱정이 교차했다.

덕평휴게소는 연중무휴 24시간 열려있다. 간식을 파는 옥외매장은 오전 8시, 쇼핑몰은 오전 9시부터 문을 연다. 휴게소 직원 300명은 셔틀버스나 차량을 타고 오전 7시30분까지 출근해 고객맞이 준비를 한다. 이들은 하루 평균 10~12시간 일한다.

신입 알바 첫 업무는 쇼핑몰 점검이다. 오전 9시 쇼핑몰을 돌며 매장 상황을 살폈다. 20여개 매장이 자리한 쇼핑몰은 덕평휴게소가 전국 휴게소 매출 부동의 1위를 지키는 비결 중 하나다. 덕평휴게소의 지난해 연간 방문객수는 약 1200만명, 매출은 485억에 달한다.

예년보다 긴 설연휴 영향으로 고속도로는 비교적 한산했지만, 고향을 찾거나 가족여행길에 오른 고객으로 붐볐다. 강서구에서 전주로 향하던 유모씨(45)는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중학생 막내딸이 소떡소떡을 먹겠다고 해서 들렀다"고 말했다.

서대문구 사는 이모씨(30)도 "속초에 가는 길인데 조금 돌아가는 길이지만 한번 와 봤다"며 "다른 데보다 여기 소떡소떡이 훨씬 낫다"고 했다. '일부러 찾아온다'는 '네임드' 휴게소의 명성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2일 덕평자연휴게소에서 테이블 청소와 식기반납대 정리를 하는 모습. /사진=이지윤 기자, 이강준 기자
2일 덕평자연휴게소에서 테이블 청소와 식기반납대 정리를 하는 모습. /사진=이지윤 기자, 이강준 기자

◇무너진 '소떡소떡'의 꿈…음식판매는 보건증 필수=휴게소 업무 중 가장 도전해보고 싶은 일은 간식 판매였다. '휴게도사 이영자' 등장 이후 고속도로 휴게소는 여행 중 꼭 들러야할 '맛집'이 됐다.

덕평휴게소는 '이영자픽' 소고기국밥을 포함해 40개 음식점에서 약 700가지 음식을 판다. 물론 소떡소떡도 인기메뉴다. 하지만 아쉽게도 직접 소떡소떡을 구워보리라는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주방 출입을 위해 필요한 보건증(건강진단결과서)을 준비하지 못해서다.

주방 대신 푸드코트에 배치됐다. 두 알바에게 테이블 청소와 식기반납대 정리 업무가 주어졌다. 4시간 넘게 서서 테이블 사이를 오가다보니 살짝 어지럼증이 왔다. 식기를 반납하는 고객에게 일일이 "감사합니다"고 말하려니 금방 입술이 마르고 목이 아팠다. 식기반납대 보조만 해도 하루 2만보 넘게 걷는다고 한다. 잠깐이나마 단순 업무라고 방심했던 순간을 후회했다.

2일 덕평자연휴게소 별빛정원우주에서 인형탈을 쓰고 고객과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이강준 기자
2일 덕평자연휴게소 별빛정원우주에서 인형탈을 쓰고 고객과 사진을 찍는 모습. /사진=이강준 기자

◇음식이 전부?…테마파크 등 즐길거리도=푸드코트가 한산해질 즈음, 휴게소 밖 정원에 인형탈 알바로 투입됐다. 덕평휴게소는 '별빛정원우주' 테마파크를 운영한다. 1만여평 정원 곳곳 뿌려놓은 조명이 별빛을 연상시켜 붙인 이름이다.

토끼 인형탈을 쓰고 오후 5시 정원 개장 시간에 맞춰 밖으로 나섰다. 시야가 좁아 혼자 움직이기도 어려웠다. 30분 정도 지나자 한 겨울에 땀이 송글송글 맺히기 시작했다. "내가 제일 귀엽단 생각으로 임하라"는 선배의 조언과 달리 어린 고객으로부터 "토끼가 왜 저러지?"라는 말을 들었다.

◇고객 많을수록 힘나…악성고객 문제 여전=덕평휴게소 직원들은 입사 후 명절 연휴를 가족과 보낸 적이 없다. 남들 다 쉴 때 일하는 것을 이들은 고충이 아닌 책임으로 여긴다.

가장 큰 고충은 악성 고객이다. 푸드코트에서 직원에게 음식을 가져오라고 소리치거나 직원에게 침을 뱉고 욕설을 하는 이도 있다. 가족 차에 동승한답시고 며칠 넘게 휴게소에 주차하는 고객도 있다.

남다른 고충에도 열심히 일할 수 있는 원동력은 '고객에게 쉼터를 제공한다'는 자부심이다. 푸드코트 직원 최모씨(71)는 "고객이 많으면 신이 나서 힘들지도 않다"며 웃었다.

정신없던 하루가 흘러가고 일당 10만원이 손에 쥐어졌다. 일당만 보면 명절 연휴 '꿀알바'라 할 만큼 쏠쏠했지만 노동 강도는 달지 않았다. 육체노동과 감정노동의 어려움이 함께 오는 것을 생각하면 결코 달콤하지만은 않은 하루 알바가 마무리됐다.



오늘의 꿀팁

  • 띠운세
  • 별자리운세
  • 날씨
  • 내일 뭐입지

많이 본 뉴스

메디슈머 배너_비만당뇨클리닉 (5/10~)
남기자의체헐리즘 (1/15~)
블록체인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