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의 "항복" 이후 ①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자료=글로벌모니터

미국 금융시장에 팽배해 있는 비관론을 그동안 꾸준히 전해드렸죠. 그 비관론이 급기야는 올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인하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으로 연결되었습니다. 연준은 올해 금리를 두 차례 더 올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는데도 말이죠.

하지만 이 비관론과 금리인하 선회 전망은 나름의 근거가 있었습니다. 연준이 경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한 나머지 금융시장의 나름 타당한 우려를 도외시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았습니다.

그래서 연준이 결국에는 항복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인상 중단 요구는 계속 무시했지만, 금융시장의 압박에는 오래 버티기 어려웠습니다. 연준이 너무 경직된 태도를 보인다고 금융시장의 우려가 더 커진다면 결국 금융환경을 더욱 긴축시키고(예를 들어 주가 급락 및 회사채 신용스프레드 확대 등) 경제주체들의 심리에까지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실물경제를 정말 침체에 빠뜨릴 수도 있습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안정적인 덕분에 당분간은 금리인상을 멈추고 경제가 어떻게 전개되는 지 점검해 볼 여유를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연준이 채권 보유량을 줄이는 양적긴축 정책도 혹시 문제가 있는 걸로 판명된다면 변화를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때마침 미국의 고용시장이 여전히,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걸 보여주는 지표도 발표되었습니다. 경제가 나쁜데 연준은 매파적이란 우려가 정반대 구도로 바뀌었습니다.

그 결과가 바로 위 그래프입니다. 올해 한 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을 3분의2 가량의 확률로 가격에 반영했던 미국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이 다시금 미약하나마 올해 금리인상 지속 가능성을 가리키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연준과 시장의 상호작용은 ‘생즉사(生卽死), 사즉생(死卽生)’이란 말을 떠올리게 합니다. 살려고 하다간 죽기 십상이고, 죽겠다 각오하면 살 수 있다는 의미죠. 금리인상 강행을 고집했다가 오히려 금리인하가 필요한 상황을 만들었던 연준이 유연한 태도로 돌아선 덕분에 금리인상 가능 환경을 살려낸 것입니다.

※ 이 기사는 빠르고 깊이있는 분석정보를 전하는 VIP 머니투데이(vip.mt.co.kr)에 2019년 2월 9일 (23:50)에 게재된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