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통이 좀 트인 美 주택시장

머니투데이

안근모 글로벌모니터 편집장

/자료=Thomson Reuters Datastream, 글로벌모니터

경제에서 금리에 가장 민감한 곳을 꼽는다면 단연 부동산일 겁니다. 사람들이 주택을 살 때에는 대부분 적지 않은 돈을 빌리기 때문이죠. 금리가 높아지면 매달 부담해야 하는 이자도 늘어나기 때문에 집을 사거나 살던 집을 더 키우기가 어렵습니다.

그래서 지난 수년간 미국 금리가 상승하는 과정에서 가장 힘겨워 했던 곳 중 하나가 바로 미국 주택시장이었습니다. 지난해 11월 중순 미국의 30년 만기 모기지대출 고정금리가 5%를 훨씬 웃도는 수준까지 상승했는데, 그 직후 미국의 모기지대출 신청은 18년여 만에 최소치로 격감해버렸습니다.

무엇이든 과하면 안 되죠. 금리도 경제가 감당하기에 너무 높은 수준까지 올라가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그리고 무언가 문제가 생길 것 같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 금융시장은 자율적으로 조정기능을 작동합니다. 비관론이 우세해지면서 금리 상승세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죠.

그래서 지난해말 뉴욕증시 침체와 국채 수익률 하락세가 심화했습니다. 그러자 결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반응을 했습니다. 모기지 금리 하락세에도 가속도가 붙었습니다. 그렇게 모기지 금리가 큰 폭으로 떨어지자 모기지 대출 시장도 반응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작년말 바닥을 찍은 미국의 모기지 대출 신청 연속해서 급반등 중입니다. 어느새 작년초 수준까지 가파르게 회복되었습니다.

울상을 짓던 미국 주택건설업체들도 한시름 놓게 되었습니다. 관련 협회가 업체들의 체감경기를 집계한 미국의 주택시장지수(HMI)는 1월 들어 소폭이나마 반등했습니다. 앞서 11~12월 두 달 동안에는 17년 만에 가장 큰 낙폭을 기록해 경기침체 우려를 자극한 바 있죠. 미국 경기 팽창기에 그런 식으로 주택건설업체 체감경기가 급랭했던 적은 없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