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블록버스터' 고용지표의 빛과 그림자 ②

지난 편에서는 미국의 “블록버스터” 고용시장 현황을 전해 드리면서 ‘뭔가 찜찜한 느낌이 들게 하는’ 어두운 면도 있었다는 말씀까지 드렸습니다. 위 그래프가 바로 그 찜찜한 것 중 하나입니다.


전에 이 코너에서 한 번 소개해 드린 적 있었죠. 경기호황을 반영해 계속 하락하던 미국의 실업률이 반등해 12개월 이동평균선을 뚫고 올라가면 리세션(경기침체)가 발생한다는 패턴이 반복해서 확인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바로 그 현상이 지난 1월에 발생했습니다. 지난 1월중 미국의 실업률은 4.0%로 두 달 연속 상승했습니다. 그 결과 최근 12개월간 평균치인 3.883%를 웃돌게 되었습니다.

물론 지난 편에서는 미국의 실업률 상승이 ‘좋은 성질’의 것이었다는 말씀을 드렸습니다. 경제활동참가율이 상승한 결과로 나타난 실업 증가는 오히려 긍정적으로 보는 게 원칙이란 것이죠.

그런데 공교롭게도, 과거 경기침체 직전에 나타났던 실업률의 연속 반등, 그로 인한 12개월 이동평균선 상향돌파 역시 예외 없이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을 수반하며 나타난 ‘좋은 의미’의 현상이었습니다.

그래서 달리 생각해 보면 이런 추정이 가능해집니다. 경기 팽창기 막바지에 구인난이 심화하고 임금이 오르면 고용시장에서 빠져 있던 노동자들은 새로 일할 유인을 느낍니다. 그러나 고용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좀 불만스럽습니다. 생산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인력을 비싼 임금을 주고 채용해야 하니까요. 그 결과 기업에게 돌아가는 몫은 자연히 줄어듭니다. 기업들은 가격을 인상할 유인을 느낄 겁니다. 이런 압력을 덜어내고자 중앙은행은 금리를 더 올리겠죠. 생산성과 경쟁력이 낮고 부채가 많은 기업에게는 위협적인 환경일 수도 있겠네요. 그래서 결국 인플레이션 대신 경기침체가 발생합니다.


실업률의 추세적 상승은 경기가 침체기를 벗어나 회복기에 들어서는 국면에서도 곧잘 목격됩니다. 암흑 같던 노동시장이 해빙되는 것을 보고 노동자들이 다시 구직활동에 나서니까요. 이러한 실업률 상승 역시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을 수반한 ‘좋은’ 현상의 전형입니다. 하지만 실업률 상승 그 자체는 매우 찜찜하죠. 그래서 ‘경기가 회복되는 것 맞냐’는 논쟁이 발생합니다.

경기가 회복기로 돌거나 하강기로 반전하는 시점에는 이처럼 빛과 그림자가 혼재되어 나타나는 경구가 많습니다. 그래서 경기 사이클의 전환을 진단하는게 매우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작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