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화학무기 독성제거 가능한 고활성 제독촉매 개발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KIST 연구진이 개발한 고활성의 제독촉매로 독성 화학물질을 제거하는 실험을 하고 있다/사진=KIST

극소량으로도 대량학살이 가능한 화학무기는 최근까지도 시리아 내전과 테러 등에 사용됐다. 화학무기로부터 효과적인 보호방법을 개발할 필요성이 높아진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최고 수준의 제독 성능을 갖는 대용량 촉매 합성법을 개발했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물질구조제어연구센터 백경열 박사팀이 나노미터 수준의 균일한 입자크기의 지르코늄(Zr)을 기반으로 한 제독 촉매를 대량으로 합성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기존 활성탄 기반 제독제는 독성 화학물질을 흡착만 한다. 때문에 이 흡착된 독성 물질을 제거하는 재처리 과정에서 2차 오염 문제가 발생했다. 또 기존의 제독촉매 소재는 복잡한 유기물을 합성하는 과정이 필요해 대량생산이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었다.

KIST 연구진은 기존 제독방법인 흡착의 한계를 넘어 직접 독성제거가 가능한 촉매 소재를 개발했다.

연구진은 금속유기물 골격체(Metal-Organic Framework, MOF) 중 가격이 저렴하고 제조방법이 간단한 ‘UiO-66’ 이라는 소재를 기반으로 약 100㎚ 입자크기의 MOF 합성에 성공했다.

새로 개발된 촉매는 기존 촉매의 6분의 1수준의 부피를 가지고 있어 부피 대비 표면적이 높다. 이를 통해 기존 소재보다 100배 이상 높은 반응효율을 기록, 세계 최고 수준의 제독 성능을 나타냈다.

이와 함께 연구진은 양자화학계산을 통해 기존의 촉매소재가 일회성 사용에 그쳤던 원인을 밝혀냈다. 이는 향후 지속 사용가능한 촉매 시스템을 개발하고, 실제 코팅소재 및 방독면 등에 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백경열 박사는 “이번 연구를 통해 개발된 촉매소재는 화학무기의 독성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방법”이라며 “기존의 제독제와 함께 사용하면 화학무기 또는 고위험성 화학물질로부터 보다 능동적으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