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노르웨이 벤치마킹, 범정부차원 혐오대응"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12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신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19년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 설치 등 주요 현안 업무에 대해 밝히고 있다./사진=뉴스1

국가인권위원회가 범정부 차원에서 혐오표현 예방 정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인권위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 인권위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중점사업 중 하나로 범정부 혐오표현 예방정책을 제시했다.

최영애 인권위원장은 "관계부처가 공동으로 혐오표현의 위해성을 공유하고 해법 마련에 참여하는 범정부적 액션플랜(실행계획)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인권위는 앞서 지난달 9일 성소수자나 장애인 등 사회 약자에 대한 혐오·차별을 근절하기 위한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를 공식출범했다. 혐오와 차별만을 전문으로 대응하는 팀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추진위원회는 2020년 차별금지법 제정 기반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권위 '혐오·차별 대응 특별추진위원회'는 노르웨이 사례를 벤치마킹할 계획이다.

최 위원장은 "노르웨이는 외교부·법무부·문화부 등 유관 부처가 혐오차별 대응을 위한 공동선언을 했다"며 "이를 벤치마킹해 외교부·여성가족부·문화체육관광부·법무부·경찰청·방송통신위원회 등과 혐오차별에 공동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별추진위원회에는 정강자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공동대표, 홍성수 숙명여자대학교 교수, 조혜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변호사 등 인권시민사회단체·학계·법조계 대표인사 25명이 참여했다.

인권위는 올해 혐오표현의 정의와 유형, 판단 기준을 마련해 공공기관과 학교·언론에 제공, 법제화에 앞서 자율적 규제 기반을 조성하기로 했다. 혐오표현을 하는 이들에 대한 심층조사도 실시한다.

여성혐오·난민혐오 등 사회적 갈등이 깊은 영역에서 예상되는 일부 반발에 대해서는 "국민이 혐오차별의 문제를 내 문제라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하고 (인권위 차별대응에) 지지를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강문민서 인권위 차별시정국장은 "20대 남성의 미투에 대한 피로감, 여성혐오가 굉장히 크다"며 "혐오차별 대응에 있어 인권위로서도 상당히 고민스러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차별대응 사업에 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캠페인과 토론회를 여는 등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체육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도 올해 인권위 중점 사업 중 하나다.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일부 공무원 등 17명이 포함된 특조단은 오는 25일 공식 출범해 약 1년간 기획조사, 진정사건 조사 및 제도 개선 업무를 독립적으로 수행한다.

최 위원장은 "최근 여가부·교육부·문체부 장관과 만나 협의 방안을 논의했다"며 "인권위는 실태조사 등 관련 정보를 각 부처와 공유하고 각 부처도 권한과 능력을 최대한 모아 체육계 폭력·성폭력 근절을 위한 장치 마련을 제1과제로 설정하자고 뜻을 모았다"고 말했다.

체육계 전반에 걸쳐 폭력·성폭력 실태조사를 하기에 특조단 규모가 작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는 "인권위도 인력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며 "행정안전부는 특조단을 운영하다 인원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충원해주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인권위는 이밖에 올해 전국 10여개 경찰서에 현장인권상담센터를 운영하고 국가인권지표 2019를 발표하는 등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