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기본법 제정 빨라진다…정부 상반기 법안 제출

(서울=뉴스1) 임세영 기자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열린 지자체 가맹·대리점 분쟁조정협의회 합동출범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9.2.1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지난달 5당 대표가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에 공감한 가운데 국회에 법안 발의가 잇따르고 있다. 정부도 상반기 내 정부입법안 마련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하지만 최저임금 인상과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을 보호하고 육성하기 위해 기본법을 만든다는 것이 목적이나 제정안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커진다.


◇‘소상공인 정의’ 구축 중심 발의=지난해 김명연 자유한국당 의원이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안을 내놓은데 이어 최근에 홍철호 자유한국당 의원과 이언주 바른미래당 의원이 연이어 소상공인기본법 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들의 법안 내용은 대동소이하다. 소상공인이라는 기본 개념을 구축하자는 것이 골자다. 상시 근로자 수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미만이거나 해당 기업이 영위하는 주된 업종별 평균매출액 등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 미만일 때를 ‘소상공인’으로 정의 내리자는 것이다.

또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소상공인 보호 및 육성을 위해 3년마다 소상공인정책 기본계획을 수립한다는 것과 소상공인진흥기금 설치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다른 점은 소상공인 진흥 정책을 다루는 전담기구를 어디에 두느냐다. 홍 의원은 대통령 직속으로 소상공인정책위원회를, 김 의원은 국무총리 소속으로 소상공인진흥위원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의원은 소상공인시책 전문연구평가기관 및 소상공인정책심의회를 설치하는 방안을 법안에 담았다.

◇“우선 큰 틀의 골자만”vs“구체적 내용 담아야=업계에서는 발의된 ‘소상공인기본법’에 대해 이견을 보인다. 우선 의원들이 내놓은 제정안에 좀 더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내용이 들어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제정안을 만든 후 세부적인 내용을 포함하는 개정안을 추진하려면 국회에서 개정안이 통과되기까지 상당기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제정안을 만들 때 최대한 정교하게 만들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소상공인 기본법은 단순히 ‘중소기업기본법’의 이름만 바꾸는 게 아니라 소홀했던 사업영역 보호, 소상공인 복지 문제 등을 망라해 구체적으로 소상공인들의 지위와 처우가 개선될 수 있는 실효성까지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소상공인 지원 정책의 총괄적인 모(母)법으로서 이들의 개념을 명확히 지정하고 정책 지원에 대한 구체적인 사안이 들어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소상공인업계는 지원방안과 기금 조성 외에 ‘소득보장제’와 같은 사회안정망도 담겨야 한다”며 “소상공인을 위한 정책이 촘촘하게 담겨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최저임금 인상과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상공인을 위해 큰 틀의 소상공인기본법이 조속히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기본법은 상위법으로 소상공인에 대한 정의, 개념을 명확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이 외에 세부적인 내용이 많아지면 기존법(중소기업기본법, 소상공인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들과의 충돌이 있을 수 있어 큰 틀의 골자만 만들어 우선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올 하반기에 소상공인기본법 정부입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으나 상반기 안에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기까지 긴 시간이 소요되진 않을 것”이라며 “국회에 제출된 의원법안을 참고하고 연구용역 콘텐츠를 반영해 실효성있는 입법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